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관찰하던 천문학자들은 여기에 일정한 법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행성들의 움직임에 일정한 법칙이 있는 것을 케플러 법칙이라 한다.
케플러 법칙은 셋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법칙은 모든 행성은 태양을 초점으로 타원궤도를 그리며 움직인다는 것이고, 제2법칙은 행성과 태양을 잇는 선분이 같은 시간에 그리는 면적은 일정하다(면적속도 일정의 법칙)는 것이며, 제3법칙은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태양으로부터의 평균거리의 3제곱에 비례한다(조화의 법칙)는 것이다. 케플러가 이 법칙을 알아냄으로써 천문학은 괄목할 만하게 발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천문학자들은 행성들의 위치에도 일정한 규칙이 있을 것이란 가정을 하고 그 법칙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1766년 독일의 티티우스가 0, 3, 6, 12, 24, 48 등과 같이 앞 수의 배가되는 수에 각각 4를 더하고 10을 나누면 행성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AU(천문단위: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 약 1억5천만㎞)단위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을 보데가 정리하여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이라고 했다.
이 법칙에 따르면 화성과 목성 사이에 행성이 하나 있어야 하는데, 당시까지 이 행성의 존재가 관측되지 않아 천문학자들은 서로 먼저 이 행성을 발견하여 자신의 이름을 붙이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행성을 발견하는 행운은 1801년에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사제인 피아치에게 돌아갔다. 피아치 신부님은 당시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 섬에 있던 팔레르모 천문대 대장이었는데, 황소자리의 별을 별지도에 그리다가 이상하게 움직이는 천체를 발견하고는 처음에는 그것이 혜성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자세히 관측한 결과 화성과 목성 사이에 존재하는 행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피아치 신부님은 이 천체를 농업을 관장하는 여신의 이름인 「세레스」라 부르기로 했다. 모두들 티티우스-보데의 법칙에 따라 하늘을 관측하면서 새로운 행성이 발견되면 자신의 이름을 붙이려 안달을 하고 있었는데, 신부님은 가난한 농민들이 농사를 잘 지어 여유 있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러한 이름을 붙이신 것이다. 그런데 이 천체는 크기가 너무 작아 일반 행성으로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소행성이라 부르게 되었다. 세레스는 지름이 960㎞ 밖에 안 되었던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이렇게 작은 「세레스」밖에 없을 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관측을 계속한 결과 계속해서 소행성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금도 새로운 소행성들이 발견되고 있고, 발견되면 발견자의 이름을 붙여주고 있다. 독자 여러분도 새로운 소혹성을 발견하면 자신의 이름을 하늘에 붙여놓을 수가 있다. 그래서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처럼 별을 하나 가지고, 그 곳에서 매 시간마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볼 수 있을는지 모른다.
이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필자는 요즈음 부쩍 더 밤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을 하나 가까이 두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무리를 하더라도 하나 구입해야 하는 것인지, 그냥 참고 맨눈으로 하늘을 관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야 할지….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