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대학 수능시험에 임한 학생들은 점수 한 점이라도 더 따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얼마 전 수능시험을 친 학생들은 입시대비를 위해 학교에서 정규학습 외에 별도로 반강제적 자율학습이라는 명목으로 늦게까지 학습에 시달렸으며 계속 학습불안과 압박감에 짓눌려 곧바로 학원이나 개인과외로 내몰리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극심한 경쟁을 거쳐 의도하는 대학입학이 허락된 학생은 한 때 기쁨과 즐거움을 누릴 수 있지만, 반면에 소기의 목적과 뜻을 이루어지 못해 스스로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져 괴로워하고 심지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도 있다.
앞으로도 현 입시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학교마다 모든 학생들에게 비정상적인 자율학습과 학원수업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좋은 환경과 처지에서 의도하는 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앞날의 모든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요즈음처럼 복잡하고 혼탁한 사회에서 결코 밝은 전망이 보이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를 악용하여 언젠가 권력을 쥐고 사람을 다스리며 군림하겠다는 강한 욕심으로 부질없이 자아도취에 빠지면 예상외의 결과가 엄습해 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인간은 소기의 목적달성에 만족하지 않고 고도의 권모술수와 부정으로 부의 축적과 권력을 추구하는 마음이 극도에 이를 수 있다.
그리하여 자신이 윤리적인 장님이 되어 사회법이나 인권에 무관심해지고 심지어 하느님의 법까지 무시하여 오직 자신의 이기적인 미색과 교만을 추구한 나머지 어느덧 사악한 감정의 세균이 침투되는 줄도 모르고 스스로 불행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역대 역사의 많은 인물 중에 진정한 존경과 추앙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과연 얼마나 될까?
어느 한 시대에 걸쳐 한 때 독재의 권력이나 특권층에 끼여 국민들에게 군림했거나 부정부패의 고리에 연루되었던 자는 뭇사람에게 반짝 추앙을 받았을지언정 동시대나 훗날 그들에게 어떤 역사적인 판단을 내렸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어쩌면 그들은 막강한 힘과 권력으로 남을 지배한 나머지 스스로 오만해지고 자신의 위치와 처신을 망각하여 남을 업신여기며 이웃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여 불행과 아픔을 준다면 궁극에는 남들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만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 한 때 막강한 재력과 명예를 한 몸에 지녔던 사람이 주위에 부러움과 존경을 받은 바 있었지만 결국 온갖 비리와 맞물려 불안과 초조에 짓눌려 목숨을 끊은 바가 있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막강한 권력기관에 몸담고 있는 일부 정치세력들이 세인의 상상을 초월한 불법자금 획득과 유용한 행위로 이미 영어의 몸이 되었거나, 이와 유사한 비리에 연루되어 자신에게 씌어진 오명과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온갖 묘안을 짜내기에 여념이 없고 내심 불안과 초조에 시달려서 마음 편할 날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권력자가 사실은폐, 진실왜곡과 재물의 발판으로 명예가 높이 오를수록 언젠가 그만큼 쉽고 크게 아래로 떨어지는 법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면 하느님은 말없이 지켜보시며 돌봐주시되, 하느님을 속이고 마치 자신이 하느님인양 거짓되게 살거나 사악한 욕심에 차 있다면 그를 어김없이 파멸해버린다는 점을 성서에서 늘 가르쳐 주고 있다.
『마지막 때에 어려운 시기가 닥쳐오리라는 것을 알아두시오. 그 때에 사람들은 이기주의에 흐르고 돈을 사랑하고 뽐내고 교만해지고 부모에게 순종하지 않고 감사할 줄 모르고 경건하지 않고 무정하고 무자비하고 남을 비방하고 무절제하고 난폭하고 선을 좋아하지 않고 배신하고 앞뒤를 가리지 않고 자만으로 부풀어 있고 하느님보다 쾌락을 더 사랑할 것이며, 겉으로는 종교생활을 하는 듯이 보이겠지만 종교의 힘을 부인할 것입니다. 이런 자들을 멀리하시오』(Ⅱ디모 3, 1∼5).
오늘날 신앙인들 마저 삶의 현장 속에 굴절된 가치에 마음이 흔들리고 자기 안에 있는 소명을 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부질없이 재물을 소유할수록 모름지기 겸손한 자세로 남을 섬기고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이 시대에 처해진 현실을 바로 직시하여 인간 안에 있는 권력과 물질에 대한 욕구를 자제하고 자신을 성찰하며 좀더 성실한 삶과 참된 구도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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