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학생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시신과 함께 6개월을 보낸 엽기적인 사건이 터졌다. 이라크 전쟁 때문에, 수많은 사건 사고들 때문에 반짝 보도되고 묻혀버렸지만 또 다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게 만들었다.
이 학생이 이렇게 한 이유는 단지 어머니의 죽음을 남에게 알리기 싫었다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을 알려봐야 관심을 가져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주위엔 아무도 없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느끼는 외로움과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처음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세워지기 시작했을 때 신문, 방송 등 매체에서 하나같이 우려하고 지적했던 부분이 이웃간의 무관심, 이로 인한 소외, 개인?이기주의 현상이었다. 이런 현상을 깨어버리기 위해 공익광고를 수없이 방영하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한 번 울타리가 쳐진 우리 마음은 쉽게 깨어 부수어지지 않았다.
6개월이란 시간동안 이웃에서 한번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기 때문에, 아니 관심조차 없었기 때문에 일어난 참으로 가슴아픈 사건을 두고 바로 지금, 우리는 반성을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물거품이 될 것이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
매주일 마다 성당을 찾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이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성당에서 나는 어떻게 했는지 생각해 보자. 같은 성당 문을 들어오면서도 인사는 커녕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눈길조차 주지 않고, 미사 봉헌 시간에도 옆에 앉은 교우들과 눈인사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더운 여름철엔 빈자리를 비집고 들어오는 이에게 짜증과 눈을 흘기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야 할 지 암담하기만 하다.
같은 아파트, 같은 동에 살면서도 누가 신자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기본적인 것을 무시하면서 살고 있다. 오래 전부터 반모임을 해 왔고, 최근엔 소공동체모임을 통해 조금이나마 함께 살고자 노력하곤 있지만 이 역시 관심 있는 몇몇 신자들만 참석할 뿐이다.
대림절을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나눔을 요청 받고 있다. 그러나 나눠주려면 무엇보다 이웃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한다. 무관심에서는 나눔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주부터라도 성당에 들어설 때 처음 보는 모르는 사람이라도 내가 먼저 인사를 건네자. 결심을 했으면 실천을 해야만 진정한 회개가 될 것이다. 이웃에 대한 관심은 아주 평범한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