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21세기 세계화.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나라는 교육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 많이 강조하고 있다. 본래 교육이란 어원적으로나 실질적인 의미로 「밖으로 끌어내다」라는 뜻으로 되어 있다. 이는 신분에 관계없이 누구나 탁월한 능력이나 잠재력, 숨어 있는 재능을 발굴해 내는데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과정 구성의 방향을 보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인간육성과 기초능력을 토대로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교과내용의 다양화에 있으며, 해방 후 지금까지 국가와 사회환경에 적응하도록 교육과정의 변천을 거듭 시도해 왔던 것이다.
최근 제 7차 교육과정에서 21세기를 주도할 경쟁력 있는 인간을 양성하기 위하여 교육목표와 방향설정, 평가체제를 갖추어 다가오는 미래 교육의 개방에 따른 대비와 교수.학습방법의 변화와 문제해결전략을 위한 대책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오늘날 현장교육환경을 보면 과거보다 기초학력저하의 초래와 교사중심의 강의식 암기위주의 학습패턴을 고수하고 있으며, 다양한 학습평가보다 상급학교 입시를 위한 객관식 선택형과 단답형에 의한 지필 고사 성적에 거의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교 평준화 제도가 도입된 지 30년이 되어 가는 이 시점에 그 당시의 근본적 취지와 달리 지역 간과 소득 격차로 인한 교육 빈부의 고착화 현상이 극대화됨에 따른 많은 문제점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오늘날 학생들은 자신의 특기.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성적상승을 위하여 정규 학교수업보다 입시학원수업 즉, 사교육에 역점을 두는 역기능 현상이 보편화된 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당국은 이에 대한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고 아직 교육목적에 맞는 환경개선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금년에 사교육비가 무려 13조6000만원이나 되며 교육비 지출 면에 OECD 국가 중 1위이면서 한편 부정직하고 부패지수가 높다는 사실은 깊이 음미해 볼 일이다. 심지어 사교육의 강화로 대도시를 비롯해서 중소도시에 이르기까지 유수한 입시학원의 집중현상으로 부동산 가격인상 요인마저 거론되어 사회문제까지 크게 파급된 바도 있었다.
이 원인은 사교육 수준이 공교육 수준보다 높다기보다 공교육의 본질적인 사명과 기능을 잊고 사교육의 형태를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급 학교의 교육평가는 대개 지필 고사의 결과와 대학수능고사에 의한 철저하게 한 줄 세우기식 순위 매김에 집중되어 있으므로 현 교육실정이 계속되는 한 공교육이 입시학원화 현상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이처럼 교육 불균형으로 실제로 인격도야와 민주시민의식을 기초한 공동체에 대한 공헌보다 철저한 지배논리에 의한 힘겨루기와 같은 양상을 띄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교육실태가 심화되어 단순 지식위주와 이기적인 사고로 남을 배제하고 무시하는 폐쇄적인 인간양성이란 상황에 이르게 되면 공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방안의 대책 마련은 아마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오늘날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교육이 바로 서지 않으면 가치관이 흔들리고 이기적인 생각이 팽배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사람과 지상과 천상의 인간을 공유한 전인적인 성장기반 위에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을 끌어내기가 점차 어려워지게 될 것이다.
이리하여 장차 올바른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편협된 사고에 젖어 요즈음처럼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에 외적으로는 남을 위하여 희생을 감수하고 봉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여 목소리 높이며 열을 올리지만 실은 그 내면에는 국민의 복리보다 권력과 명예에 집착하여 뭇사람에게 군림하는 제왕과 같은 신분을 추구할지도 모른다.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의 왕들은 강제로 백성을 다스린다. 그리고 백성들에게 권력을 휘두르는 사람들을 백성들의 은인으로 행세한다. 그러나 너희는 그래서는 안 된다. 오히려 너희 중에서 제일 높은 사람은 제일 낮은 사람처럼 처신해야 하고 지배하는 사람은 섬기는 사람처럼 처신해야 한다』(루가 22, 24∼26).
그러므로 이 말씀에서 교육이란 바로 하느님의 모습인 참다운 인간을 구현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랑과 섬김의 공동체 건설을 위한 진정하고 참다운 교육이 실현될 수 있을 때에 현재와 같은 우리의 교육실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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