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림환의 초가 3개째 켜졌다.
올해는 아기 예수님을 잘 맞이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대림시기를 시작했지만, 여느 때와 같은 일상들로 또다시 가득 채워졌다.
이웃들을 더 사랑하지 못했고, 스스로의 안위만을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왔다.
특히 대림 3주는 자선주일. 2차 헌금에 앞서 가진 것을 내어놓지 못하고, 움켜질려고만 애쓰는 나의 모습을 봤다. 머리로는 나눔, 사랑이라는 단어를 되뇌어보지만, 직접 실천하는데 있어서는 이런저런 핑계거리들을 대며 미루기만 한다.
며칠전,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냄새가 났다. 둘러보니, 남루한 옷차림의 노숙자처럼 보이는 이가 옆에 앉아있었다.
그순간 방어벽이 세워졌다. 나와는 다른 사람, 그저 냄새나고 지저분한 사람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았고, 어서 빨리 내렸으면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몇 정류장 지나 그가 내리고 난 후, 너무나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가장 헐벗은 자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말씀이 귓가를 울리는 듯 했다.
비록 물질적으로 돕지는 못해도 마음으로는 소외되고, 굶주린 이들을 나의 이웃으로 껴안고 보듬어야한다는 듯. 그들의 아픔을 생각하기 전에 스스로의 잣대로 판단하고, 거리를 둔 자신을 꾸짖는 듯.
지하철 계단이나 거리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는 그들에게 눈길을 돌려보려 한다. 그리고 따뜻한 마음과 함께 작은 사랑을 실천해보려 한다.
얼마남지 않은 성탄. 아기 예수님오심을 기다리며 마음의 문을 열고, 욕심으로 가득찬 마음의 방을 청소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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