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세례 축일이다. 주님의 성탄에 이어 세상에 드러나신 공현대축일이 지나고 이제 성탄의 기쁨을 마무리하는 날, 주님 세례 축일을 지내고 있다. 이 날이 지나면 1월 12일부터는 연중주일이 시작된다.
세례를 받지 않아도 될 주님이 요한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의 능력이 약화되는 것이어서 숨기고 싶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회개를 강조하며 세례를 베풀어 온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세상에서 죄로 인해 고통받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하느님의 사랑에 넘치는 모습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사건이다.
우리도 주님이 받은 세례와 같은 세례를 받은 그리스도인이다. 다시 말해서 죄 중에 살아온 지난 삶을 회개를 통해 떨쳐버리고 물로써 세례를 받음으로써 새로운 사람으로 탄생했다. 따라서 새로 거듭 태어난 그리스도인으로서 아무런 죄에 물듦이 없고 정말 깨끗한 사람이 된 것이다.
하느님의 아들과 딸로서 산다는 것은 결코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속적인 삶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선 뼈를 깎는 아픔과도 같은 결단력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껏 누려왔던 편안함과 즐거움 대신 남의 고통을 대신 짊어져야 하는 사랑과 희생이 누구보다도 더 필요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들,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비신자들 보다 더 자기만을 생각하면서 내 것, 우리 가족 것만을 중요시하고 품안에서 내 놓지 못하면서 살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새 해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한가지씩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지키고자 노력한다. 그리스도인이면 그리스도인답게 살고자 하는 목표를 정했으면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것이 그리스도인답게 사는 것일까. 나보다 남을, 가난한 이웃을 먼저 생각하면서 가진 것을 내 놓을 수도 있고, 비록 가진 것은 없을지라도 함께 하는 마음으로 서로 도와주면서 기꺼이 희생하는 정신일 것이다.
이제 새 해가 시작된 지 며칠 되지 않는다. 작심삼일이 되지 않는 다짐들을 한번 더 떠올리면서 올 한해는 정말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도록 노력해야겠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