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는 가시적인 성당 건립과 교세증가에 못지 않게 학술연구와 문화의 복음화에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그 일환으로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좀 더 깊이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사목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전문 연구소의 설립에 관심을 갖고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지난 수십년간 괄목할 만한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하지만 그러한 양적 팽창과 영향력은 이제 조금씩 퇴색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교세 통계상으로도 그러하고 신자들의 신앙 생활이나 교회가 지닌 도덕적, 윤리적 권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좀 더 충실하게 내적 성장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며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그리스도교 교회와 그 구성원들이 어떻게 새로운 복음화를 이뤄나갈 것인지 그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적절한 수단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각 교구에서 시노드를 개최하고 광범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며 향후 교구의 쇄신과 변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 연구 기관이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오늘날 교회의 사목환경이 되는 사회 환경은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으며, 고도로 전문화, 다원화되어가고 있다.
그러한 사회 안에서 교회가 복음의 진리를 고답적인 언어와 자세로 되풀이하는데 그친다면 그것은 현대인들에게 전혀 힘을 갖지 못할 것이다.
교회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그 시간과 자리에 적합한 언어와 방법으로 복음을 전달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시대와 환경을 연구하고 그 안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유리하고 참된 요소들을 발견해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일시방편이나 주먹구구로, 근시안적이거나 단편적인 사목활동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영역별로, 분야별로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하며 그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 사목 방향이 수립되고 구체적인 정책이 입안, 실시돼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한국교회 안에 있는 기존의 연구소들을 활성화하고 아직 유관 연구 기관이 없는 분야는 교구들이 힘을 모아서라도 설립을 추진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활용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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