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가르침에 바탕을 둔 생명운동이 이제는 단순한 운동 차원을 넘어서 신자들의 일상 생활 안에 뿌리를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교회의 생명31운동본부는 전국 각 교구의 생명31운동 담당 사제 모임을 처음으로 갖고 한국교회와 사회의 생명운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기 위한 활동이 일상 생활 속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홍보와 교육에 주력함으로써 생명문화 건설을 위한 의식을 확산시키기로 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생명문제는 더 이상 특별한 사목영역일 수 없다. 생명을 거스르는 죽음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와 사고방식은 비그리스도인, 종교를 믿지 않는 이들 뿐만 아니라 종교인들, 나아가서 가톨릭 신자들 안에서도 역시 만연해 있다.
이미 이전의 여러 조사들을 통해서도 낙태나 피임, 안락사 등 주요한 생명 문제에 대한 가톨릭 신자들의 인식이 비신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뿐더러 실제 생활 속에서도 반생명적인 행위를 하는데 있어서 신자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점이 있지 않음이 드러났다.
사실 우리 사회 안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과 실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만연한 쾌락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인해 기본적인 윤리 의식조차 희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생명 문화를 건설하는 소명은 우리 삶의 어느 한 영역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고려되고 인식되고 실천돼야 할 복음적 소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생명운동이 한 단계 더 나아가 참된 「생명 문화」, 우리 삶에 뿌리를 내리는 기본적인 가치관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 생명운동은 교회 지도층이나 일부 전문가와 관계자들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되며, 모든 신자들이 참여하고 고민해야 할 이 시대의 요청이다.
다행히 각 교구마다 생명운동을 담당하는 사제들이 임명되고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생명운동은 전국으로 본격 확산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생명운동은 이들을 중심으로 하되, 각 교구의 모든 성당들이 그 손발이 되어서 생명문화를 건설하는데 있어서 모든 이가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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