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대를 구할 민족의 지도자! 지성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이 시대의 아름다운 사람! 독재와 부패에 맞선 구국의 쟌다르크! 무더기 실직과 더욱이 청년 실업 50만에 육박하는 시대를 진단하고 해결할 경제 해결사! 동북아 허브로서의 대한민국 새 전망! 수많은 서술들로 한층 더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구이겠습니까?
네! 바로 곧 다가올 4.15총선에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입니다. 각 정당과 시민 단체들, 그리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있는 모든 사람들이 4.15총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이런 사람은 안 된다고 명단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별로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선거철만 되면 늘 이렇게 시끌벅적하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그 위대한 지도자들은 간곳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귀에 들려오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사람들을 참담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들이 서식하고 있는 여의도의 일부분을 봉쇄하자는 이야기도, 달나라로 보내버리자는 허탈한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왜 그렇게 연연해하는 것일까 생각하면 연민의 마음까지도 들게 됩니다. 이런 이들에게 또 한 표를 주어야 하는 우리 국민들의 가슴은 정말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그들의 잘못뿐이겠습니까?
선거를 할 때에는 모두가 정치적인 식견을 가지고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토론을 하다가도 일단 끝나고 나면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 멈추어 서고 마는 우리 국민들의 자세가 이런 국회위원들을 양산해 낸 것은 아닌가요? 무슨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철저하게 비판하던 사람들의 손가락이 또 다시 같은 사람의 이름 밑에 붓통을 찍는 것은 과연 무슨 조화일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치 단 한 번의 투표로 국민의 의무를 다 한 것 같이 여기는 데서 우리의 어려움은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늘 이야기하듯이 지연과 학연, 혈연에 철저히 붙잡혀서 다른 것은 보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의 허탈과 패배감을 더욱 늘이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놓은 덫에 우리가 걸려서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어리석음을 우리는 되풀이해 왔던 것입니다.
더욱이 우리들은 선거가 끝나고 나면 교회 신문에 난 신자 국회위원에 대한 보도를 접하고 한편으로 흐뭇해하고, 한편으로 안타까워하기까지 합니다. 천주교 신자이기에 더욱 부끄럽고 더욱 가리고 싶은 사람에게도 단지 그가 신자라는 이유만으로 넘어가 주기도 합니다.
이제 똑바로 보지 않는다면 우리의 아픔은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몇 가지 기준을 정할 수는 있겠지요. 진정으로 국민들을 사랑하고 국민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여겨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 돈이나 권력이 목적이 아니라 모든 이들의 아름다운 삶이 목적인 사람! 멀리 바라보는 분홍빛 꿈보다는 지금 이 자리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위해 힘쓰는 사람!
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기준이 필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습관적인 어리석음을 버리는 것이 더 먼저일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원한 것은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위대한 메시아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다가간 하느님의 선물은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순간에 함께 한 예수 그리스도였습니다. 강한 카리스마와 위대한 정치력으로 모든 것을 푸는 사람은 바로 그 순간에 필요한 사람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이 바로 그일까요? 복음에서 가난하고 버림받은 이들과 함께 먹고 마시고 지내온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노라면 이 시대에 필요한 우리의 선량들의 모습도 그려지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그에게 한 표를 보내십시오. 그리고 그의 모습에 마음과 뜻을 함께 담아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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