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발표한 연감에 의하면 처음으로 아시아 지역의 복음화율이 3%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아메리카 교회가 해당 지역의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이 62.4%, 유럽이 40.5%, 오세아니아 26.8%, 그리고 아프리카의 경우에도 16.5%에 이르는 것을 비교할 때 3%라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것은 사실이다. 서구 지역에서의 그리스도교 교회가 쇠퇴 일로를 걷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아프리카 교회의 약진은 눈부시다.
그러면 아시아 교회는 어떠한가. 아시아 지역 교회의 성장은 비록 양적으로는 아프리카 교회에 미치지 못하지만 신앙적 활력은 그에 못지 않다. 물론 불과 3%라는 복음화율은 아직 아시아 교회가 적절한 성장의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복음화에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시아 교회는 눈부신 성장을 이룬 아프리카나 전통적인 그리스도교적 뿌리를 가진 유럽이나 식민시대의 유산으로서 그리스도교 전통을 갖게 된 경향이 있는 아메리카와 여러가지 면에서 차별화된다.
무엇보다도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정신 문명을 이룬 지역이고, 지금도 그러한 정신 문화의 전통이 살아 있는 곳이다. 이는 그리스도교가 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서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었음에도 아시아에서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가지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아시아가 제삼천년기 세계 교회의 주역이 될 가능성이기도 하다. 지난 수십년간 아시아 교회는 참된 「아시아인의 교회」가 되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의 복음화는 아시아의 그리스도인들이 참된 아시아 교회가 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한국교회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하고 당부했듯이, 삼천년기 주역이 될 아시아 교회 안에서도 가장 촉망받는 교회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순교자의 피 위에 자발적으로 세워진 훌륭한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신자들의 신앙적 활력 역시 살아있다. 때로는 「위기」가 거론되지만 여전히 높은 교세 성장률과 여전히 풍부한 성소 등 한국교회가 미래 세계 교회의 주인공이 될 소지는 충분하다.
한국교회는 이제 양적 성장의 빈틈을 채워나가면서 민족의 복음화에 힘쓸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인도까지 아시아 교회의 복음화, 나아가 제삼천년기 세계의 복음화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거시적인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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