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가 불안한 요즘 가톨릭 신자로서 살아가기가 힘들다고 한다. 그것은 아마 하느님을 믿는 신자로서 「신자답게」 사는 것이 어렵고 힘들다는 뜻일 것이다. 신자로서 마땅히 해야하는 의무를 제대로 지키기가 쉽지 않은 까닭일 것이다.
평균 6개월이상 예비신자 교리를 마치고 세례를 받은 새내기 신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고해성사이다. 예비신자 교리를 받으면서 고해성사에 대해 배웠고 또 그 효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만 막상 사제 앞에서 자신의 모든 죄를 털어놓을 땐 죄인이 되어 법정에서 재판 받는 것처럼 두렵다는 것이다.
고해성사는 새내기 신자뿐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기피하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일년에 두 번, 성탄과 부활을 앞두고 판공성사를 의무적으로 보도록 하고 있지만 이것 역시 큰 짐으로 생각하는 신자들이 많다. 그래서 주일 미사는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니고 있지만 교적상엔 냉담신자로 분류된 신자도 가끔 보게 된다.
또 하나, 고해성사 못지않게 신자로서 살아가는데 힘들게 하는 것이 주일미사 참례이다. 생활에 여유를 찾고, 가족의 유대를 우선적으로 찾다보면 일주일에 한번씩 돌아오는 주일미사가 제일 큰 걸림돌이 된다.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이 대부분 주말에 이루어지게 되다보니 자연히 미사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한 두 번 미사를 궐하고, 고해성사마저 껄끄럽게 생각하다보면 자연히 냉담으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 곧 사순시기가 시작된다. 굳이 사순시기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신자로서 신자답게 살아가는데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교 신앙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하느님을 믿고 있다는 표시가 뭔지 심사숙고 해 봐야 할 것이다. 내가 신자라는 것을 어떻게 내적 외적으로 표시하며 드러내고 있는지 매순간 반성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내가 신자다움을 드러내는 노력을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면 내가 신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믿음은 결코 걸림돌이 아니라 삶을 지탱해주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아름다운 보배이다.
비록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더라도 신자라는 것을 잊지 말고 생각과 말과 행위를 신자답게 살아가는 착실한 하느님의 아들 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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