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사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얼마전 주교회의 여성소위원회가 여성사목 정책 수립을 위한 의식조사를 추진중이고 이에앞서 교회내 각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준비 워크숍이 열렸다고 한다.
앞으로 진행될 조사는 여성사목이 「단순히 여성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목」이라는 개념을 넘어 한국 천주교회 여성사목이 지향해야할 사목 비전을 정립한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별히 사목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는 사목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될 점이라는 면에서 교회내 여성계의 관심도 지대해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교회안에서 여성사목에 대한 논의는 그 어느때 보다 왕성하게 진행돼 왔다. 2000년 9월 주교회의 평신도위원회 산하 여성소위원회가 설립된 것과 함께 여성 신학자들만의 모임이 만들어지고 가톨릭 여성들의 존엄성과 정체성을 논의하는 단체가 결성됐다. 또한 각 교구 시노드를 통해 여성사목의 중요성이 새롭게 거론되면서 교회여성 고유의 역할을 찾는 작업도 보다 진지하게 진행돼 왔다. 앞으로 여성소위원회가 진행할 연구 조사작업은 그런 면에서 그동안 서서히 마련된 여성사목 토대에 견실한 기초공사를 놓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오늘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여성문제는 「여성이 단지 남성과 다른 성(性)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부당하게 차별받고 억압받는 문제를 말한다. 자본주의 사회안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위와 불평등한 상태에 놓여있고 각종 공공 분야에의 참여도 실질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차별적 저임금, 승진 취업에서의 소외현상, 그리고 여성을 비하하는 왜곡된 성차별 문화와 이데올로기로 인해 더욱 억압을 받고 있다. 여성문제는 사회 문화 이데올로기 정치 법 경제등과 관련된 사회문제인 동시에 남녀 가족문제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도 여성들은 여성사목이라는 독자적인 주제안에서 다뤄지기 보다 평신도라는 말속에 포함된 존재로, 혹은 가정사목이라는 주제안에서 살펴져 왔고 유교적인 신분제와 가부장제적인 이념들에 의해 규정돼 온 것이 대부분이다.
여성소위원회의 연구 조사 작업 활동을 비롯 현재 분발중인 교회내 여성 단체들의 활동과 역할이 그 자체에 머물 것이 아니라 21세기 여성사목의 방향과 틀을 더욱 견실하게 세우는 시도로 남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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