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빈곤 문제가 계속해서 화두에 올려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통계 발표와 함께 특히 일을 하고 있는데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일하는 근로빈곤층」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는 심각함을 더해주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도시 근로자 가계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도시 근로자 월 평균 소득은 293만9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5.3% 늘었으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소득 증가율은 1.6%에 그쳤다. 이러한 수치는 IMF를 지낸 이후 1999년의 3.5%에도 못 미치는 결과다. 결국 서민들의 삶은 그때보다 더욱 팍팍해 졌다는 이야기다.
더욱 우려가되는 것은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데도 살림살이가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국 보건사회연구원의 한 보고서는 근로빈곤층 비중이 최근 4년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발표했다. 96년 근로빈곤층이 100가구당 2.9가구 였던 것이 2000년 기준으로 7.1가구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IMF 이후 급속하게 늘어난 비정규직의 확대가 주요한 원인이라고 하는데 그렇듯 불안정한 고용상황, 낮은 임금의 현실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은 거의 희박하다. 또 이같은 가난의 결과는 이혼과 가출 등 현재 우리 사회가 걱정하고 있는 가정붕괴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담당 교구장 대리 김운회 주교는 신빈곤과 관련한 특별 담화문을 발표, 늘어만 가는 도시빈민 계층의 현실과 극화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관심을 촉구한바 있다.
담화문에서 인용됐듯 교회는 「사회적 관심」 등 문헌을 통해 「현 시점의 심각성과 각자의 개인적 책임의 심각성을 깨닫도록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사랑과 연대의식에서 우러난 대책을 강구」하도록 강조한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2004년 사순절 담화문을 통해 「우리 신자들이 사회의 부조리와 악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하느님과 함께하는 교회는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극기 보속 선행의 업을 통해 주님의 수난에 동참하면서 부활의 축제를 준비하는 사순절에 우리는 한번 더 주변의 빈곤층들에 대해 관심을 쏟고 일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있는 경제 체제가 구현될 수 있도록 보다 구체적인 노력을 모아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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