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이 어찌된 심판인지 돈이면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로또에 의지해서 인생을 역전시켜보자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남의 돈 떼먹고, 차떼기로 꿀꺽하고, 빼앗고 싸우고 죽이고 난리다. 그래서 온 나라에 꿀꺽거리는 소리,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돈이면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고 여기고 또 살아가면서 돈의 위력을 알게 되고 또 돈 없어서 설움을 당해봐서 그런가 보다.
가히 무소불위의, 전능의 힘을 가진 것이 돈인 줄 알고 산다. 그래서 돈이 하느님보다 더 귀하고, 더 매력적인 존재인 것이다. 우리 신앙인들도 그런 생각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살아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아이고 신부님, 신부님은 자식도 없어서 그런 생각하시겠지만 세상은 안 그렇심더』
어디 한두 번 들어보는 말인가. 그래서 우리 모두는 하느님이 아니라 돈이라는 우상을 섬기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그보다도 더 어이가 없는 일은 돈으로 하느님을 조종하려는 그릇된 믿음이다. 백만 원씩, 천만 원씩 기부를 하면 모든 소원이 다 이루어진다는 말에 혹해서, 교회의 공인되지도 않은 단체나 사람들에게 돈을 쾌척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무금, 헌금 내라면 쥐꼬리만큼 내면서 그런 일에는 어찌나 화끈한지 모르겠다.
물론 감언이설과 죽은 조상까지 들먹이는 그릇된 교리에 속아 지푸라기 붙잡는 심정으로 그랬겠지만, 우리 신자들의 신앙의 깊이가 아직 미진한 탓이고 그 미진한 신앙의 책임은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있는 것이 아닐까.
아무리 돈의 능력이 크다 해도 하느님은 돈에 흔들리실 분이 아니다. 돈으로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려하지 말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자. 뇌물쓰라는 말이 아니라, 이 사순절에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좀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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