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우주를 관찰하던 허블은 우연히 은하들이 서로 멀어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것은 당시 대단한 발견으로서 인류가 가진 세계관을 다시 한 번 흔들어 놓는 것이었다. 이전까지는 우주는 그 크기가 고정된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은하가 서로 멀어져 간다는 것은 우주가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일부 학자들이 우주의 팽창 속도를 역으로 계산하여 우주가 시작된 연대를 약 150억 년 전으로 보게 되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최초에 고도로 압축된 에너지의 형태에서 영어로 「big bang」, 독일어로 「Urknall」, 우리말로 「대 폭발」이라고 하는 사건으로 우주가 시작되었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인류는 우주가 시작되던 최초 수 초 동안에 이루어진 일 이후에 일어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고 더 탐구해 낼 수 있는데, 처음 수 초 동안에 일어난 일을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도 스티븐 호킹을 비롯한 많은 천체물리학자들이 이 신비의 열쇠를 풀어보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 갈 지, 과연 풀어 낼 수나 있을 지 나 역시 매우 궁금해하고 있다. 최근 들어 어떤 물리학자는 최초의 빅뱅에서 거꾸로 더 나아가, 현재의 우주 이전에 이미 우주가 있었으며 이 빅뱅은 최초 빅뱅이 아니라 이미 여러 차례 되풀이 된 것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 의견도 상당히 흥미롭고 관심이 간다.
또 어떤 물리학자는 점, 면, 공간, 시간 등 4차원으로 구성된 우리 지구는 11차원으로 구성된 우주의 한 면에 붙어 있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내놓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어떤 학자는 우리의 우주가 유일한 우주가 아니라, 이와 같은 우주가 셋, 넷 또는 그 이상이고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교류하고 있다고도 한다. 이 이론도 상당히 재미있고 그럴 듯 하다. 또한 다수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이 우주에는 은하의 중심과 같은 곳에 블랙홀이 있어서 이 홀은 중력이 워낙 강해 주변의 항성들을 끌어들일 뿐 아니라, 빛조차도 블랙홀을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이 모든 이론들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나갈 지 흥미롭고 궁금하기 그지없다. 그런데 현재 살아 있는 천체물리학자 중 가장 으뜸이라는 스티븐 호킹이 아직도 노벨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노벨상을 받아도 벌써 받았어야 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노벨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노벨상은 실험으로 검증이 되는 실질적인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거나 이론을 확립한 학자에게 주는데, 이 거시 세계를 언급하는 학자들의 이론을 검증할 가능성이 없는 것이다.
아마 이러한 거시 세계에 대한 이론들은 앞으로 상당한 기간 검증을 받기 어려울 것이고, 학자들은 앞으로도 기상천외한 새로운 이론들을 발견했다면서 우리를 즐겁게 할 것이다. 이런 학설들은 학자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탐구의 대상이 되어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우리들 보통 사람들에게는 사고의 지평을 넓혀 주고 우주의 신비에 더욱더 관심을 갖게 해 주어서 좋다. 그런데 인간이 어떤 탐구를 하던 거시 세계는 저만치에서 아무런 말없이 그대로 미소짓고 있다. 거시 세계는 그 엄청난 크기로 인간의 호기심과 이성 그리고 과학문명의 힘으로부터 자신을 지켜 나갈 것이다.
그런 이 세상을 나는 무척 좋아하고, 이것을 만들어주신 하느님께 감사 드리며,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와 이웃의 삶을 사랑한다. 그래서 늘 깨어서 살고 싶다. 이런 탐구와 사유를 하는 것도 깨어 살아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고, 글로써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나눔과 대화의 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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