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주일은 주님수난성지주일이다. 우리 교회는 이 주간을 성주간으로 정해 가장 엄숙한 전례를 거행한다. 그 중에서도 성목요일에는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것을 재현하는 발씻김 예식을 갖기도 한다. 가장 높으신 분이 제자들의 가장 더러운 발을 몸소 씻어주심으로써 사랑의 모범을 보여주신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체험을 매년 몇몇 복사나 선택된 신자들만 갖는다는 것이다. 물론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서 상징적인 의식으로 간소하게 할 수밖에 없겠지만 매년 발씸김 예식을 지켜보면서 모든 신자들이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본다.
그래서 우리 신자들이 이날만은 집에서 가족끼리 발을 씻어주며 사랑을 확인해보는 것이 어떨까 제안한다. 아버지가 아들의 발을, 딸이 아버지의 발을, 아들이 엄마의 발을 씻어 주면서 평소에 갖지 못한 감정들을 나눈다면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취지를 가정에서 구현하는 것이 될 것 같다. 평소에 전혀 생각못했던 가족의 발을 만지면서 분명 새로운 감정들이 묻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우리 가정에서는 종종 다 큰 아이들의 발을 씻어주고, 아이들도 우리 부부의 발을 씻어주는 기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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