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 죽음 앞에서 두려워했던 예수 그리스도였지만 그 죽음이 곧 새 생명임을 우리에게 일깨워주시고 또 다시 우리에게 오셨다. 그러나 그 부활을 사람들은 처음부터 알지 못했다.
예수님의 죽음은 죽음 그 자체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냉대와 고통을 겪으면서 죽으셨지만 그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생명과 함께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리라는 믿음을 우리에게 가져다 주신 것이다.
최근 생명을 너무 쉽게 포기하는 풍조가 심각할 지경에 이르렀다. 남의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지 않고 경시해 온 것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갈수록 남의 생명뿐 아니라 자신의 생명조차 소홀히 여겨 자살을 함으로써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죽음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밝혀야만 했고, 죽음으로써 가난을 벗어나야 하는 절박한 심정도 있겠지만 「죽음」을 각오하는 정신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지금 이 순간 「내가 죽는다」고 생각할 때 그 죽음을 순순히 아무런 저항도 없이 받아들일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어느 누구도 생명을 생각도 없이 쉽게 포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젊은이들의 경우 「지금 죽는다」는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생명은 소중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생명경시풍조가 날이 갈수록 더함을 볼 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고는 하지만 그 모습을 직접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성서에도 무덤이 비어있었다고 표현할 뿐이었다. 그러나 무덤을 찾아간 사람은 기쁨에 젖었고 이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실을 처음부터 믿지 못했다. 더군다나 예수님이 함께 계시는데도 알아보지 못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그랬고, 티베리아 호수에서 고기를 잡던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이 그랬다.
하느님을 믿고 세례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들은 무얼 믿고 따르며 행동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도교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서 어떻게 살고 있으며, 무엇 때문에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되새겨보자.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자리에 없었던 토마스가 직접 자신의 손으로 손과 발에 있는 못자국과 옆구리에 손가락을 넣어보고 나서야 믿겠다는 것처럼 우리들의 신앙도 이와 같지는 않은지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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