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앞두고 고해성사를 보러 성당에 왔다. 4월이 시작되고 완연한 봄이지만 비가 오고,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 아직은 찬기운으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궂은 날씨인데도 성당안에 들어서 니 밝은 조명 아래 많은 신자들이 죄를 씻으려고 묵상하고 있었다. 그들의 진지한 모습을 보니 성당에 들어오기 전 우울했던 기분은 한순간에 날아가고 경건해졌다.
지난 고해성사 후, 지은 죄를 하느님께 숨김없이 고백하고 용서를 받아 새 마음으로 부활절을 맞이할 생각을 하니 마음이 설레어지기도 했다.
신부님께서 주신 보속으로 묵주기도를 바치고 성당을 나서니 몸과 마음이 날아갈 듯 가뿐했다.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 집으로 향하는 길이지만 정겹고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가 없었다.
저녁기도를 아내와 함께 하면서 일년에 한번쯤은 고해성사를 보면서 좋은 일도 고백한다면, 하느님께 칭찬을 받아 더 좋은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얘기를 해보았다. 그렇게 되면, 부활절과 성탄절이 더욱 거룩한 날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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