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주한 교황대사로 만 7년동안 한국 교회와 고락을 함께해온 조반니 바티스타 모란디니 대주교가 4월 28일 한국을 떠나 새로운 임지인 시리아로 향한다.
한국에 파견된 교황대사중 가장 오랜 기간동안 대사직을 수행한 모란디니 대주교는 지난 4월 18일 명동성당에서 송별미사를 봉헌하고 주교단을 비롯해 한국 신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난 97년 볼리비아 케냐 벨지움 브라질 르완다 과테말라 등 분쟁지역을 거쳐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부임했던 모란디니 대주교는 재임기간동안 12명의 새 주교가 탄생하는 것을 지켜보았고 여러 사회적 변화속에서 한국 교회가 삼천년기를 향한 새로운 시대로 전환하는 모습을 함께 해왔다.
특히 몽골 교황대사를 겸임하면서 몽골 울란바토로 지목구의 자치교회 설립에 커다란 공헌을 하며 한국 교회와 몽골 교회의 결연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준 인물이기도 하다.
교황의 외교적 업무는 항상 영적인 사명에 관심을 두고 있기에 「바티칸 시국(State of Vatican City)」이 아닌 「성좌(Holy See)」의 이름으로 사절을 파견하고 국제 정치사회에서 교황대사를 지칭하는 단어도 통상적으로 대사를 뜻하는 「ambassador」가 아닌 「nuncio」를 쓰는데 이는 교황 사절의 특수한 사명의 본성을 강조하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로 외교관 생활 39년을 맞는 모란디니 대주교는 40년 가까운 세월을 타향에서 생활하며 한국교회 안에서도 교황 성하를 대리하는, 그만큼 막중한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송별미사와 신학생들과 가진 만남에서, 또 본지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서도 모란디니 대주교는 『한국은 자신이 드릴 수 있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것을 주었던 나라』이며 『더 풍요로운 인간이요 사제요 주교 교황대사가 되어 떠난다』라고 밝혔다. 처음 한국에 부임했을 당시 『한국 생활을 통해 문화적 정신적 종교적 교회적인 면에서 비어 있던 공간을 채워나갈 것』이라고 한 소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정치적 상황으로 혼란한 시리아 형편이 새 임지로 떠나는 모란디니 대주교의 발걸음을 그리 가볍지 않게 만들 수도 있을듯 하다.
한국 신자들의 기도 약속을 믿고 확신하고 떠난다는 모란디니 대주교의 말처럼 앞으로 시리아교회 아시아교회 보편교회를 위해 중책을 맡을 대주교를 위해 그간의 애정을 모아 기도를 배가해야 할 것 같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