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동포애가 발휘돼야 할 때이다. 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 사고로 인한 피해와 참상은 그야말로 상상을 하기 힘들 정도이다. 4월 27일 현재, 북한 당국이 직접 발표한 피해 상황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가 150여명이고 부상자만 1300여명이다. 하지만 부상자 가운데 300여명 정도가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의료 여건이 워낙 부실해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추가로 사망할 경우 이번 사고로 인한 희생자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 참사 소식을 접한 각국 정부와 민간 단체 등에서 인도적 지원 움직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청을 비롯한 가톨릭교회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구호의 손길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과 한국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사고 직후 주교회의 의장 최창무 대주교와 북한 최고인민회의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각각 메시지를 보내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여줄 것을 호소했다. 이미 국제 카리타스는 긴급 성명을 통해 대북 지원을 호소하는 한편, 구호자금 지원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교회에서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피해자들과 고통을 함께 나눌 것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한데 이어,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등 유관 기관들을 중심으로 구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전경련이 회원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용천 참사 지원 협조를 당부하는 등 재계에서도 구호의 손길을 모으고 있으며 각계의 시민단체 등에서도 자체적으로 성금 모금을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네티즌들도 전용 사이트를 개설해 성금 모금에 나서고 있다.
이미 우리는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 식량난으로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 동포 돕기 운동을 통해 뜨거운 동포애를 체험한 바 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그 열의가 식어감에 따라 자칫 남북이 한 형제임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번 참사를 접한 남녘의 국민들이 보여주고 있는 따뜻한 형제애와 사랑이 그런 우려를 충분히 씻어 줄 수 있기를 바란다. 모든 국민들, 특별히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인류가 하나의 형제임을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참혹한 비극 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기꺼이 사랑을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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