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가톨릭연구단이 최근 발표한 국민의식 조사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한국 천주교에 대한 호감과 긍정적인 인상의 근거와 바탕을 통계적으로 분명하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이 조사에 의하면 한국 천주교는 각 방면에서 한국 근현대사에 큰 영향을 미쳤고 이로 인해서 한국 국민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인상을 주고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한국 천주교가 여타 기성 종교들에 비해 일반 국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가 전국 차원에서 구체적인 조사 통계로 확인됐다는 면에서 이번 조사는 의미를 지니고 특히 이러한 호감이 한국 천주교의 어떤 요소들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선교와 사목 정책 수립에 적잖은 함의를 제시한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천주교에 대한 이같은 긍정적인 인상과 호감은 타종교와 대비해 높은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으며 그 주된 요소들이 최근 30여년 동안 두드러지는 현대적 역할에 기인하고 있다. 즉 민주화 운동을 중심으로 인권, 노동, 농민 운동 등 예언직무의 수행이 가장 두드러지며, 여기에 성직자의 자질에 대한 높은 평가, 타종교에 대한 포괄주의적 태도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 천주교회가 이처럼 높은 경쟁력을 지녀왔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가 무제한으로 지속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즉 조사 보고서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러한 평가와 인상들은 항상 가변적이고 유동적이기 때문에 기존의 장점들을 강화하고, 부족한 부분으로 지적될 가능성이 있는 부분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90년대 이후 교회의 성장이 둔화되고, 그 사회적 위상이 떨어지고 있는 주요한 요인들 중의 하나는 한국 교회가 과거의 중흥기의 기억에 매달려 변화와 쇄신의 의지와 실천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교회가 높은 호감도에 안주하게 될 때 교회의 발전과 성장은 어려울 것이다.
한국 교회 안에서는 이미 지난 90년대 이래 새로운 사목 방향의 모색과 교회 쇄신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러한 지적들에 귀를 기울이고 장기적이고 철저한 자기 쇄신과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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