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용천 지역의 폭발 사고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수많은 사람들, 특히 어린이들이 많이 죽었고 다친 어린이들 중에는 눈에 치명상을 입은 경우가 많았다. 폐허 앞에서 망연자실해 하는 북의 동포들을 보면서 남녘 동포들도 함께 깊은 허탈감에 빠진다. 힘없어 보이는 동포들만으로는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이 북한에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북한은 정치적인 이유로 그것들을 마다할 처지가 아니라서 손만 벌리고 있다.
철도 노무자였던 한 탈북자는 북한에서 한 해에도 여러 번씩 그런 대규모 철도 참사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철도 시설과 같은 기간 시설의 노화 때문에 그와 같은 사고들을 피할 수가 없다. 근본적으로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을 현대화시켜야 끔찍한 참사들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총체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내부의 개혁들이 근본적으로 필요하다.
끔찍한 참사를 당하고도 속수무책인 북한 동포의 자존심을 자극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도 암암리에 형성되어 있다. 보여주기 싫은 것도 있을 것이고 그저 속수무책으로 남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스스로 참담함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인도주의란 그와 같은 입장을 이해해주는 데서 출발한다. 보수, 진보를 떠나 이번에 비교적 공감대가 형성된 대목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며 북한에 식량원조를 하는 것조차 달갑게 생각지 않던 사람들도 이번만은 따뜻한 손길을 보내길 마다하지 않았다. 고통 속에 신음하는 용천의 피해자들이 이처럼 새로운 인도주의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고 있다. 새로운 화해를 위해 고통을 겪고 있는 그들에게 하느님의 가호가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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