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시끄러웠던 작금의 우리나라 정국은 탄핵 기각 결정으로 안정을 되찾을 것이 기대된다.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의 우리나라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 세대 간의 갈등, 그리고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 등의 양상을 보였고, 이런 상황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허물이요 책임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이런 문제에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가장 크고, 헌재 판결 결과 보다는 탄핵에까지 이르게 한 정치인들의 과거 행위가 더 문제가 되었으며, 헌재 결정 이후에 서로에 대한 불만이나 미움, 또는 불신을 떨어 버리고 진정으로 국가의 발전으로 국민들의 삶을 안정시키며 깨끗한 정치를 일구어 낼 책임이 그 분들에게 있기 때문에 그 분들의 반성과 새로운 각오를 촉구하지 않을 수 없으며, 따라서 정치 신인들이 다수 세력으로 등장한 17대 국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리라고 생각된다.
또 이분들이 스스로 개혁의 주역임을 자부하며 진정 새롭고 깨끗한 정치 풍토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며, 이 중 23.4%인 70명이 가톨릭 신자 의원들이고 모든 정당과 정파를 망라하고 있어 향후 가톨릭 이념을 구현하고, 세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권리를 회복시켜 주는데 앞장서기를 바라면서, 17대 국회에서 해결되기 바라는 의료와 복지 분야의 현안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생명 윤리법의 개정이다. 2004년 1월 주교회의 생명윤리 연구회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 법안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한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입법되었고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일부 과학계의 요구만을 수용하는 내용으로 제정되었으므로, 배아의 생성과 연구에 관한 제 11조 이하의 조항들은 삭제되어야 한다.
또 국가 생명윤리 심의 위원회에서 정부 관료와 산업계 관계자는 배제되는 것이 필요하며, 이 법의 시행시기인 2005년 1월 이전에 의원들의 적극적, 구체적 법 개정 노력이 필요하다. 난치병의 치료는 배아 줄기세포가 아닌 성체 줄기세포의 이용으로도 가능하므로 이의 적극적 활용은 생명체를 해치지 않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훌륭한 대안이 되겠다.
둘째, 사형제도의 폐지 문제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2001년에 발표하신 「Mgr Richard Gallagher 선언문」 DC 2259, 1029에 표현된 바와 같이 『유죄인에게는 개과천선할』 그리고 『무죄한 사람에게는 희망을 걸』 수 있는 시간과 용기를 줄 수 있고, 『시민 사회의 공동선』을 『수호할 수 있기』 때문에 『사형 제도를 폐지할 때』가 되었으며 사형선고를 다른 벌로 감형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다.
셋째, 소외 계층에 대한 국민적 배려의 문제이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장애인, 생활력을 상실한 노인, 학대받는 어린이, 고난 받는 여성, 기회의 불균형으로 인한 저소득층, 외국인 노동자, 그리고 고통 받는 말기환자 등을 포함한 많은 소외 계층이 있으며 그들의 인권과 존엄성이 여러 곳에서 유린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운 우리의 현실이다.
넷째, 북한에 대한 지원이다. 여태까지의 북한 지원이 북한 동포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사랑을 나누려는 국민들의 공감대 속에서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단순한 물자 지원만으로는 북한의 자생력을 키울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원된 물자가 고통 받는 주민들에게 잘 전달되는 지에 대한 확인도 완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지원은 북한 주민들이 자립 갱생할 수 있는 인적 물적 인프라 구축에 주력해야하며, 북한 주민들의 생존의 기본 조건이 되는 식량난뿐 아니라 주민들의 미래까지 해치는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과 교육환경의 개선에도 힘써야 하겠고, 이를 위한 17대 국회의 현명한 입법지원 및 정책유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17대 국회의 신자 국회의원들의 당적을 떠난 합심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 구현과 민족의 복음화에 앞장서 주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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