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랑의 분위기는 좀 특별한 것 같아요. 어디서도 못느낀 따뜻한 그 무언가가 있어요』
러시아 화가 한분이 한국 지인의 소개로 우리 평화화랑에서 전시를 하게 된 일이 있었다. 둘둘 말은 캔버스가 잔뜩 든 커다란 등산용 배낭을 메고 작업복 차림으로 화랑에 들어서던 모습처럼 소박하고 순수한 화가였다.
『예술적 창조는 영혼의 울림이어야 하며 존재의 핵심에 도달하는 것이다』
화가는 이러한 신념으로 작업을 하며 세계 각지의 많은 화랑에서 전시회를 가졌다고 한다. 그런데 평화화랑에서 받은 느낌은 그 어디서도 못느낀 특별한 것이란다. 그래서인지 그는 저녁 마감시간 이후에도 오랫동안 화랑에 머물다 가곤 했고, 결국 몇점의 소품이 더 탄생되었는데 모두 성서를 주제로 한 감동적인 작품들이었다.
그 화가는 크리스천이 아니었기에 우선 많이 놀랬다. 떠나면서는 이 특별한 곳에서 누나와 함께 또 한번 꼭 전시회를 갖겠다고 했다.
평화화랑이 2000년 대희년에 명동 가톨릭회관 안에 탄생한 지 4년5개월이 흐르는 동안 그 러시아 작가가 한 것과 비슷한 인사말은 수없이 들어왔다. 빈 인사말로 흘려버릴 수만은 없는 맥락이 있다.
평화, 따뜻함, 포근함…. 하느님의 집임이 분명한 것이다. 교회가 마련한 이 전시장이 존재의 핵심을 찾는 많은 작가들이 편안히 작품을 내보이는 장이 되고, 관람자들의 휴식처가 되도록 하느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확신은 그 어떤 작은 틈도 주지 않고 나를 받쳐준다.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집인 이 평화화랑에서 문화를 통한 복음화가 은은히 이루어지고, 하느님을 만나는 명실상부한 「하느님의 집」이 되도록 관리자로서 혼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늘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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