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발표한 지난해 통계를 보면, 한국교회가 직면한 사목적인 과제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우선 복음화율이 꾸준하게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아직도 선교가 위기 상황만은 아님을 말해준다. 지난해 한국 전체 인구 중에서 천주교 신자 비율은 9.1%로 나타났다. 적어도 복음화율은 아직까지 하락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증가율의 둔화 내지 감소이다. 90년대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한 신자 증가율의 둔화는 이제 막바지에 이른 듯하다. 지난해 신자 증가율은 1.9%로 전년도 2.8%에서 급락했고, 이는 뜨거운 선교열에 힘입어 증가율이 3.9%로 올랐던 2001년에 비해서 무려 2%나 떨어진 것이다. 여기에 계속 높아지는 냉담자 비율, 떨어지는 주일미사 참례자 비율은 이제 식상할 정도로 고질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이번 통계에서 새롭게 확인되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그것은 고령화이다. 사회 전반에 걸친 고령화의 탓이기도 하지만 한국교회의 고령화 현상은 훨씬 정도가 심하다.
2001년까지 연령대별 신자 증가율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그것이 2002년 통계에서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즉 40대 미만은 일률적으로 감소했고 40대 이상의 신자 증가율은 일제히 높아졌다.
이번에 나온 2003년 통계에서는 그러한 양극화 현상이 대폭 심화됐다.
2002년에 12.8%, 9.1%, 15.2%였던 50, 60, 70대 이상 연령층의 증가율이 22.9%, 36.7%, 16%로 급등했다.
물론 노년층의 가톨릭 신앙으로의 귀의가 부정적인 현상은 아니다. 문제는 그에 반비례해서 젊은층이 물빠지듯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유아와 주일학교 연령층, 청년층을 비롯해서 사회와 교회의 허리인 30대 신자층의 비율이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대책은 두 가지로 수립돼야 한다. 우선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 사회와 교회의 고령화에 대비한 사목적 대책의 수립이다. 서울대교구는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를 통해 이러한 사목환경의 변화를 지적하면서 노인사목부 설치, 노인주일 제정 등 노인사목의 강화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이러한 노력은 일부 교구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 전체 차원에서의 모색이 필요하다.
다른 한 가지 방향은 청소년과 청년사목에 달려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그것은 문화의 복음화, 가정 사목의 강화, 주일학교 교육 쇄신 등등 전방위적인 개혁과 쇄신 노력이 요구되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핵심을 직시하고 적극적인 사목적 대안 모색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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