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4돌을 기념하는 우리민족대회가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대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이전의 대회들과는 다른 점들을 엿보게 한다.
우선 개최지부터 서울에서 벗어나 지방으로서는 처음으로 인천에서 개최됐다. 인천시는 이번 대회를 지원하기 위해 재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전폭적인 관심을 보였다.
남북 참가자들의 참여 규모와 범위,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참여도와 관심 또한 이전에 비해 형식과 내용면에서 훨씬 풍부하고 확대됐다. 이미 인천에서는 6월초부터 마치 축제를 치르듯이 시민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높아진 가운데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매일 열렸다.
더욱이 이번 민족대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은 전에 비해 따뜻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북한 용천역 참사를 통해 다시금 뜨거워진 동포애의 덕이 큰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정치권의 적극적인 관심은 이번 대회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여야 정치권은 서로 경쟁적으로 북한에 대한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남북 화해와 평화의 당위성에 바탕을 둔 적극적인 참여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입장에서 볼 때에도 이번 대회는 유난히 관심의 대상이다.
인천교구장인 최기산 주교를 비롯한 교회 관계자들이 이번 남측 준비의 핵심적인 자리에서 대회를 준비하고 운영하고 있다.
대회 자체 뿐만 아니라 대회에 즈음해 정치, 군사적 분야에서도 남북 화해와 협력의 결실들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는 남북 통일과 민족 화해의 노력이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기 시작한 이래 그 풍부한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사실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의 노력은 그 동안 적지 않은 어려움 속에서 이어져왔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 속에서 남북은 한층 가까워질 수 있었다.
6.15 남북 공동선언은 그러한 민간 교류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이번 대회는 지속적으로 추진돼온 그러한 노력이 보다 풍부하게 결실을 맺은 자리라고 생각된다.
이번 대회에서 남북 참가자들은 남북 공동선언을 민족자주, 민족대단합, 그리고 평화선언으로 규정하고 내년을 통일의 원년으로 삼자고 다짐했다.
물론 아직도 남은 길은 멀고 험하지만 통일의 길을 향해 민족적 자부심과 동포애를 바탕으로 자주적인 민족 대단합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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