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아침 친척 장례미사가 있어 타 지역 성당에 간적이 있다. 모두들 슬픔에 잠겨 주례 신부님이 나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되어 신부님이 복사와 함께 제의실에서 나오셔서 성당문앞에 대기하고 있는 유해를 인도하셨다. 그런데 기도하시는 신부님의 말씀을 잘 알아듯지 못해 아쉬웠다. 성당밖이라 방송시스템이 제대로 작동이 안되나보다 생각하고 유해를 따라 들어가 성당에 자리잡았다.
문제는 방송시스템이 아니었다. 물론 그 성당의 음향장치가 썩 훌륭한 것은 아니었지만 근본적으로 신부님의 발성이나 음색, 혹은 말투에 문제가 있었다. 도무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물론 미사의 흐름에 대해 잘 알고 익히 들어왔던 전례기도문들이라 동참은 할수 있었지만, 만일 처음 성당을 찾는 분들이나 신앙생활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신자들 같으면 무척 난감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특히 이 본당 신자들의 경우 매일 혹은 매주 좋지 않은 신부님의 발성 때문에 분심이 들 것을 생각하니 안타까웠다.
신학교 교육과정에 강론이나 발성과 관련해 교육을 받는지 모르겠다. 적어도 한평생을 신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살아가야할 신부님이라면 기본적인 교육을 통해 유연하게 말하고 강론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개신교 목사님들같이 그렇게 유창하게 하지는 못해도, 적어도 신자들로 하여금 귀에 거슬리지는 않게 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발성을 자연스럽게 하지못하고 입안에서 한참 굴리다 겨우 내뱉는 듯한 고음의 목소리가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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