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하느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 언론에 보도되는 현실은 그와 정 반대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아동을 학대하는 부모, 치매에 걸린 노인을 방치하거나 버리는 자녀, 취업을 미끼로 데려온 외국인 여성에게 성매매를 강요하는 사람들, 대규모 테러에 의한 대량 살인을 행하는 집단, 먹을 수 없는 쓰레기를 음식제조에 사용하는 사람들 등 이루 다 언급할 수도 없고 언급하기조차 싫은 내용들이 그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과학의 발달과 함께 인간을 돕는다는 목적의 도구로 개발되어 발전되기 시작했으나 어느새 근본목적을 상실하여 그 도구자체의 가치에 치우치게 된 결과가 인간을 소외시키거나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들이 도처에 생겨나게 되었다. 인간의 삶을 편안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시작된 무분별한 개발이 환경을 파괴하고 이제는 인간의 삶 자체를 위협하는 현실이 그 한 예가 되겠다. 그에 따라서 생기는 온실효과나 공해 등이 결국은 인간에게 홍수, 가뭄 등의 갑작스런 기상이변이나 질병 등 예측하기 어려운 재앙을 가져오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는 인류 생존 역사상 가장 힘든 시련이 되고 있다.
또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학이 별로 발달되지 못했던 과거에는 인간 바로 앞에 머물러 있으면서 인간이 무엇을 불편해하고 원하는 지를 살폈으나, 과학이 발전하면서 질병 진단법에도 눈부신 발전이 이루어져서 의학이 환자의 증상보다는 병이 생기는 원인에 더 많은 지식과 관심을 가지게는 되었으나, 인간 자체보다는 몸속의 장기의 변화, 장기를 이루는 세포의 변화, 세포 속의 핵의 변화, 핵 속의 염색체의 변화, 염색체를 이루는 유전자의 변화, 나아가서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 RNA등의 변화를 살피는 사이에, 의료 현장에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인간 그 자체는 의학의 주된 관심에서 벗어나 소외되기 시작하는 현상이 지적되는 현실에 있다. 아울러 인간의 수정된 난자를 이용하여 인간배아 복제에 관한 실험을 주저 없이 시행하는 행위도 인간생명을 경시하는 풍조와 무관하지 않으며, 목적만 타당하면 과정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인간배아 복제와 줄기세포 배양을 주도했던 교수가 재미교포인 검사에게 『일어서 걸을 수 있게 해 주겠다』고 공언한 사실과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 가운데 가장 먼저 당뇨병 치료가 5년 이내에 실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실이라면 그 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일고 있다.
지난 2월 1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윤리적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당분간 인간난자를 이용한 복제 실험은 중단하고 각계 의견을 수렴 하겠다』는 등의 선언을 한 사실이 보도된 이후에 그런 실험의 윤리적 타당성이 국내에서 인정되었다는 어떤 보도도 들은바가 없는데 위와 같은 보도를 접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으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래전에 척추손상을 받아 장애가 발생한 것을 짧은 시간에 치유시키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배아줄기세포에서 신경조직의 회복, 재생에 필요한 신경원을 만드는 기술적 문제와 중간단계에 필요한 동물실험, 또는 극복해야 할 여러 문제들이 구체적으로 해결되었는지를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매스컴을 이용한 여론조작의 위험성은 없는지 따져볼 일이다.
또 전에 언급한대로 생명체를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한 성체 줄기세포의 연구가 당뇨병, 버거씨 병, 암, 뇌졸중, 심부전 등의 치료 심지어는 치아의 재생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고 있는 현실에서 생명체를 희생해야하는 태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시도가 과연 타당한지 다시 한 번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정부가 「줄기세포와 세포치료제의 연구개발」을 위한 연구의 주관기관으로 가톨릭기능성 치료제 개발센터를 지정하여 향후 6년간 120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 했다. 이는 인간배아복제의 문제점을 정부가 인식한 결과라고 생각이 되며 이제부터라도 여러 분야에서 인간생명 존중을 강조하고 몸소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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