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산과 계곡, 바다 등 놀고 쉴만한 곳에는 사람들로 빼곡이 들어차 가뜩이나 더운 여름에 더위와 한판 승부를 벌이는 듯한 피서객들이 많다.
이와 대조적으로 도시의 성당은 시원하다 못해 썰렁하게 비워져 있다. 7월부터 시작된 주5일 근무제 영향으로 주말에는 많은 이들이 도심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신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한 주일의 피로를 풀고 또다시 재충전의 기회로써 산과 바다를 찾는 것은 삶에 활력이 되기에 충분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가까운 산이나 바다를 찾아 피로를 풀고 가족간의 사랑을 다지는 휴식은 적극 권장할 사안이다. 이런 시간을 가짐으로써 소원했던 가족간의 정을 더욱 쌓는 계기가 될 것임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의 충전을 위해 떠났던 휴식이, 휴식 그 자체로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휴가 때문에 도시의 성당이 비어있으면 또 다른 곳, 즉 피서지 인근 성당엔 평소와는 달리 많은 신자들로 붐벼야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이다.
간혹 『휴가는 휴가답게 끝내야 한다. 여건이 안되면 주일미사 한번쯤은 빠질 수도 있다』고 말을 하는 신자들이 있다. 미사에 참례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즐거운 휴가가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왕 쉴 때 확실히 쉬고 다음부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번 쉬면 자꾸만 쉬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이다.
따라서 한 번 두 번 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쉬는 신자」가 될 수 있다.
이런 것을 염려해 최근 들어 도시성당에선 주일 밤 9시, 또는 10시에 미사를 봉헌하는 곳이 늘어가고 있어 그나마 반가운 현상이다. 신자들의 영적 목마름을 조금이라도 채워주기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작지만 큰 배려요 봉사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밤늦은 시간에 미사를 집전하는 사제나 전례를 준비하는 봉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결코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려는 꼭 필요하다. 적어도 교회의 무관심을 탓하며 하느님 품을 떠나는 이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다. 아울러 신자들도 시간과 피곤함을 핑계로 주일을 빠지는 안일한 신앙심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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