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과 관련된 많은 축일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축일이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이다. 이날은 성모님께서 지상의 생활을 마치고 영혼과 육신이 하늘 나라로 들어 높여지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그래서 의무축일로 지내고 있다.
교회에서는 「천주존재」「삼위일체」「강생구속」「상선벌악」을 4대 믿을교리로 선포하고 그리스도인들은 이 네 가지 교리를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 들이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모님에 대해서도 「원죄없이 잉태」「평생동정」「성모승천」「하느님의 어머니」임을 선포하고 믿음으로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수많은 성모축일들 가운데 왜 성모승천 대축일이 가장 중요한 날일까.
그것은 지금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돼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신앙의 궁극적 목표는 이세상의 부귀영화보다는 죽어서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따라서 성모님께서 우리보다 먼저 그리스도의 부활에 함께 하셨고 하늘로 불러 올림을 받아 영원히 하느님과 함께 하셨기 때문에 우리도 성모님처럼 그리스도의 부활을 함께 누리게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성모님께서 하늘로 불러 올림을 받으심으로써 하느님의 어머니일 뿐만 아니라 지상의 교회와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다.
우리가 성모님을 공경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뜻을 그대로 받아들여 순명의 삶을 사셨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었지만 주님의 종으로서 그대로 순명하셨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공경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성모님의 놀라운 믿음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삶의 모범이 되시기 때문에 이러한 순명과 믿음을 배우는데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 기회에 성모님의 무조건적인 순명의 자세도 새롭게 깨달아야 하겠다.
앞 뒤 이익을 따져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을 예상하고 순명한다면 그것은 순명이 아닌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이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스럽게 죽을 것이라는 놀랍고도 엄청난 결과를 받아들인 성모님의 순명정신만이 필요한 것이다.
더불어 이 사회엔 수많은 요구와 주장들이 솟아 나오고 있다. 제각각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운다면 될 일이 전혀 없다. 내 뜻이 소중하듯 남의 뜻도 소중한 것임을 인식하고 소수의 의견도 받아들일 수 있는 넓은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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