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각국에서 200여명의 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아시아에서의 생명과 가정 수호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정기총회는 4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회의로 아시아 각국 교회들의 미래 사목 방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회의라고 할 수 있다.
FABC는 매번 정기총회 때마다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시의적절한 주제를 선정해왔다. 이번 정기총회의 주제인 「생명 문화를 지향하는 아시아 가정」이라는 주제 역시 오늘날 시대와 사회가 요청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서구사회에서 이제 혼인과 가정은 전통적인 개념과는 상이한 길을 가고 있다. 건전한 사회의 기초적인 조직으로서 가정 제도는 이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퇴색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수많은 가정이 해체되고 있다. 남녀간에 희생적인 사랑의 결합으로 이뤄지고,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성소로서의 가정은 이제 서구 사회에서 구시대의 것이 되고 있지는 않는가 하는 우려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가치관의 혼란이 이제는 아시아 사회에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많은 인구, 경제적 빈곤, 산업화의 진행으로 인한 도시화의 문제들, 만연한 민족 인종 종교간 갈등과 분쟁 등 열악한 사회적 여건과 결합돼 그야말로 아시아 가정들의 위기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급증하는 이주민들의 문제는 위기의 해결을 단일 국가나 지역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이번 총회가 갖는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처럼 위기에 빠진 아시아 가정들의 문제는 이제 일개 국가나 정부, 사회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아시아 각국의 공통 인식과 연대가 절실하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아시아 가정들의 상황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나누고 공통의 문제 의식을 발견하며, 이에 대한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아시아 가정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아시아 복음화의 효과적인 방안을 찾는데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번 총회가 각국 교회 안에서 가정 사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는 계기가 될뿐더러 아시아 각국 교회들이 형제애를 토대로 더욱 깊은 연대를 다질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