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순교자 성월을 맞았다. 매번 맞이하게 되는 순교자 성월이지만 특히 올해는 여의도 광장에서 103위 한국 순교자의 시성식이 거행된지 20주년을 맞이한 순교자 성월이라는 점에서 어느해 보다 그 의미가 특별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현재 한국교회 믿음의 초석이 된 한국 천주교회 초기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시성의 간절한 염원이 모아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의 시복시성 예비심사가 진행중인 만큼 순교자들의 행적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신앙을 가다듬는 노력이 한층 요구되는 시기라고 하겠다.
한국 교회는 아시아 교회는 물론 전 세계 교회가 인정하는, 순교자들의 선혈 위에 설립된 교회다. 순교자들의 피는 지금의 우리 신앙을 있게 한 중요한 뿌리요 저력이며 교회를 지탱시킨 힘인 것이다.
순교자들의 시복시성의 참뜻은 하느님 사랑의 정점에 이르신 순교자들을 온 세상에 높이 드러내고, 그분들의 거룩한 순교 정신을 본받아 후손인 우리들이 온 마음과 힘을 다하여 참 그리스도인으로서 신앙 생활을 다하도록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그분들의 전구로 교회의 내적 쇄신과 발전을 이루어 지상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더욱 널리 전해지도록 하는 데 있다.
교회헌장 42조에 언급된 대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언제나 순교할 준비를 갖추고 살아야 한다. 현재에 있어서 순교란 주어진 삶속에서 매일매일을 또 순간순간을 순교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것이라 본다. 순교정신을 사는 길은 신앙을 행동으로 증거하는 삶을 의미한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 현실에서, 특히 경제적 불황을 겪고 있는 요즘, 주변의 어려운 이들이나 실직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웃에 대한 관심과 보이지 않는 사랑의 실천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조금이나마 순교 정신을 나눔의 삶으로 구체화 시키는 계기들이 될 것이다.
목숨 바쳐 피로써 지키고 가꾸어 물려준 우리의 신앙유산이 편의주의적인 신앙생활 태도, 자신만 아는 이기주의 신앙, 기복적인 신앙관 등으로 흐려지지 않도록 기도해야 겠다. 순교 정신을 북돋우고 내재화 시킬 수 있는 교구.본당 차원에서의 다양한 시복시성 운동과 구체적인 프로그램 계발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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