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원교구 복음화국 선교사목부와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가 가나 혼인 강좌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는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서의 가정과 생명에 관한 의식이 위험 수위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한마디로 이 설문 조사의 결과는 혼인과 출산, 성, 낙태, 안락사 등 생명 문제와 관련된 대부분의 영역에서 예비부부들은 교회의 가르침과 거리가 있는 인식과 실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여러 번 실시됐던 이전의 유사한 설문조사에서도 누차 확인됐다.
올 상반기 가나 혼인강좌 수강생 559쌍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는 특히 결혼 적령기 신자들의 의식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젊은 신자들의 가정과 생명 문제에 대한 인식이 심각함을 드러낸다. 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점은 여러 가지로 평가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우리는 가정과 생명에 대한 교육이 조기에, 가정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오늘날 교회의 가르침과 자연법에 따른 근본적인 윤리적 가르침들은 반생명적 문화, 죽음의 문화에 의해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우리 자녀들은 자라면서 반생명적 가치를 강요하는 편향되고 왜곡된 문화 안에서 영향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중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매체들은 한결같이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올바른 양심, 건전한 윤리관을 키워주기보다는 상대적 가치, 배금주의, 쾌락주의 등 현대 문화의 병리적 가치들을 추구하도록 부추긴다.
가장 중요한 제도적 교육기관인 학교는 무제한의 경쟁과 실용주의적 가치관을 교육할 뿐 전인 교육, 올바른 양심과 윤리의식의 형성에는 무관심하기 일쑤이다. 어려서부터 이러한 교육 및 문화 환경 속에서 성장하는 청소년들이 교회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고 건전한 윤리 의식을 함양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제 우리는 가정에서의 교육이 지니는 가치를 새삼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정은 교회와 사회의 기초 조직이며, 태어나서 가장 먼저 접하는 배움의 장이다. 따라서 가정이 참으로 그리스도인 가정이 되도록 자녀를 사랑하고 교육하는 것은 부모들의 절대적인 책임이다.
교회가 이들에 대한 적절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과 함께 모든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교육을 시켜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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