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殉敎)[명사][하다형 자동사] (자기가 믿는) 종교를 위하여 목숨을 바침」
국어사전에 명시돼 있는 순교에 대한 정의다. 말 그대로 온 몸과 마음,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것이다. 종교를 위해서 죽음마저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현재 세계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다. 5대 종교라고 불리는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유교 외에 소수 종교까지 포함한다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무수히 많다.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 각자 자신의 종교를 위해 열성을 다하며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절대자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구하려는 마음이 곧 믿음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이 믿음의 표현이 잘못될 때가 많다.
최근들어 빈번하게 발생하는 테러행위같이 자신이 믿는 절대자의 이름으로 살상행위를 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절대 용서받지 못할 잘못된 것이다. 설령 자신이 믿는 종교를 위해서,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고귀한 목숨을 바쳤다 하더라도 이러한 죽음은 결코 순교가 될 수 없다. 자신이 믿는 종교를 위해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해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초대교회 때부터 그리스도교는 수많은 박해를 받았다.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 하나 때문에 목숨을 내어놓고 더욱 고귀한 삶을 택한 것이다.
22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한국 가톨릭 교회 역시 처음부터 박해를 받았다. 그러나 내 종교, 내 믿음을 지키기 위해 결코 남을 해치는 일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믿지 않는 이들, 심지어 자신을 박해하는 이들의 잘못을 용서하며 끝까지 믿음을 지킨 것이다.
순교자들 역시 한 인간이기에 모진 고문에는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풍비박산 나는 가정을 지켜보는 심정은 가슴이 찢어질 듯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순교자들은 오로지 주님께서 다 기워 갚아 주실 것이라는 믿음만을 간직하고 참고 이겨내며 신앙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다.
순교자들의 값진 희생으로 지금 우리는 편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도 값진 신앙을 아주 쉽게 팽개쳐버리고 있다. 신앙을 귀걸이나 팔지 같은 몸을 치장하는 장식품쯤으로 생각하는 신자들이 갈수록 늘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순교는 어떤 것일까.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나 역시 신앙을 장식품으로 여기고 있지나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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