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인 요한은 방과후 다른 과외활동을 전혀 하지않는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심각해지면서 대답하기 전에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시간이 없어요』
내가 그것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그는 『나는 집에 와서 놀 시간도 필요하고 만화영화도 봐야하고, 엄마하고도 같이 있어야하고,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해야하고 강아지와도 놀아주어야 하고, 가게에 갈일도 있고, 친구들과 밖에서 놀기도 해야되요』라고 설명하면서 그는 자신이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에게 하루종일 뭐하냐고 묻는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이 계속 방과 후에 무엇을 하느냐고 물어도 그 자신은 그러한 환경에 자신을 집어넣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단순하고 직접적인 요한의 반응은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넉넉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해 주었다. 그 아이는 단순한 것이 즐거움과 평온함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남이 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남에게 진다는 부모들의 강박적인 생각과,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라든지, 남들보다 특별한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요한은 남들처럼 학교 수업후 몇가지씩 하는 과외공부에 따르지 않음을 불안해 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그가 자신의 긍정적 감정에 접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예진이네는 딸만 셋인데 초등학교 저학년에 정규 학교를 접고 아이들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하였다.
아버지는 치과 의사지만 잘되는 병원을 문닫고 몇 년간 무료 진료봉사 활동을 하며 딸 셋과 몽골, 중국의 어려운 환경 속에 살며 넓은 벌판에서 자연과 사람들과 교감하는 방법을 스스로 알고 익히게 하였다.
그 후 아이들 스스로, 큰 아이는 지금 독일의 의과대학 예비학교에 다니고, 둘째는 10세에 중국 북경학교로 가서 무용과 러시아어를 공부하며, 막내는 한국의 초등학교 3학년이다.
이 아이들을 보면서 참 행복했다. 우선, 표정이 티없이 맑았고 마음은 열려있고 정신력은 강하게 빛났기 때문이다. 지구촌 어디에 가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사람을 사귀고 도우며, 자신들의 고유성과 긍정적인 면을 키워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나의 일에서 보면 무용동작 심리치료 전문가로서 사람들을 고친다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고유한 힘에 접근하여 스스로의 건강하고 긍정적인 면을 일으키도록 도와주게 된다.
남의 시선이나 체면, 강요로 인한 억지가 제거될 때 우리는 좀 더 자유롭게 사물을 다르게 보게 되고 더 솔직히 자신을 탐구할 수 있다. 즉, 인식의 변화는 우리가 살아온 방식의 변화 및 자기 개념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실로 자기 자신을 안다는 것은 가치있는 보상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강한 모험인 것이다. 또한 자신을 안다는 것은 지속적인 발전 과정이기 때문에 전 인생을 통한 하나의 과업이다. 그리하여 우리 자신에 대해 편해질수록 더 쉽게 자기 자신의 방식을 얻고 삶과 사랑을 더 깊게 느끼고 정신적 에너지도 더욱 더 넘치게 된다.
우리를 자신으로부터 멀리하기 보다는 자기 지향적이며 우리의 개성을 분명히 하도록 돕고 채워지지 않은 욕구 및 누를 수 없는 욕망에 자신의 영혼이 압도당하지 않을 만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안의 어두운 측면을 자신의 내면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것은 영혼의 성장과 자신에 대한 자각이다. 만일 우리의 어두운 부분을 숨어있는 우리 자신의 중요한 힘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끊임없이 그러한 부분이 실재하지 않는것처럼 가장하면서 자신을 속이고 불안정한 성격을 만들게 된다.
완전함을 추구할 때는 대안이 없다. 우리는 선해야 하며, 생산적이고, 모범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지나친 완벽성의 추구는 오히려 내 안의 그림자 부분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자기의 내적?외적 표현의 균형인 것이다.
진실로 진정한 존재에 대한 물음은 우리 자신과 접촉하고자 하는 의지다. 그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정신적인 뭔가를 추구하는 존재임을 말한다.
진정한 존재로서 자신과 접촉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에게 그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주고 흐름에 맡기며 우리 자신을 불합리한 사회제도가 만든 이상적 이미지에 꼭 따라야만 한다는 생각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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