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장 이한택 주교의 교구장 착좌를 진심으로 경축하며, 새 천년기 한국교회의 복음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큰 교구가 되기를 축원한다.
의정부교구의 신설은 새로운 시대, 한국교회에 주신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중차대한 시점에 서 있다. 세계교회를 주도해온 서구 교회가 이미 침체 상태에 들어섰고, 엄청난 인구와 풍부한 종교, 문화 전통을 지닌 아시아 교회의 복음화는 여전히 미약한 상황이다.
한국교회는 보편교회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신앙의 활력이 넘치고, 다소 답보 상태에 있기는 하지만 복음화의 열정이 살아있는 지역교회이다. 그에 따라 세계교회는 한국교회의 세계 복음화, 특히 아시아 복음화에 있어서의 역할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특별히 아시아의 복음화는 이른바 북방 선교의 성공적인 수행 여부가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의정부교구에 맡겨질 몫은 크다. 이날 착좌식을 가진 교구장 이한택 주교는 교구장 임명 소식 후 가톨릭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통일 시대를 전망하면서 선교적인 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 교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교구장 임명 발표 이후 착좌식까지 의정부교구는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수행하는데 있어서 매우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교구장 이한택 주교를 비롯한 사제단의 일치와 친교의 의지가 뜨겁다. 사제단의 일치는 교구 사목의 성패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월 열린 첫 사제 총회는 사제단의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일치를 직접 체험한 장이었다는 것이 이날 총회에 참석한 사제들의 한결같은 이야기이다.
의정부교구의 사제단 평균 연령은 한국 교회 안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 안에서도 유례없이 젊다. 그만큼 사목에 대한 열정과 패기가 만만치 않다. 여기에 성령의 인도하심에 힘입어 지혜롭고 현명하게 사목에 매진할 때 의정부교구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신자들과 함께 하고 모든 이에게 열려진 사목을 향한 의정부교구의 사목적 지향도 역시 신생 교구의 참신한 면을 드러낸다. 착좌식 때 보여준 사제들의 솔선수범은 전례없는 것이었다. 봉헌 시간에 각자 제의를 걷어 올려 주머니를 털어내는 사제들의 모습이나, 행사 내내 봉사자로서 행사 진행에 힘을 모으고, 행사 후에 의자 정리 등 마무리까지 나서는 모습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의정부교구의 모든 사제와 수도자, 신자들이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구태를 벗고,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를 되풀이해서 재확인하고 재점검함으로써 의정부교구가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일원으로 그 큰 몫을 다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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