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제48차 세계성체대회가 폐막되는 10월 17일부터 제11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가 열리는 내년 10월까지를 「성체성사의 해」로 선포했다. 교황은 이 기간 동안 전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은 성체성사가 가톨릭 신앙 안에서 갖는 중요한 의미를 되새기면서, 성체성사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많은 신심 행사들을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성체성사의 신비는 우리 신앙의 원천이며 절정이다. 그것은 하느님의 말씀이 강생하시어 인류 구원을 위해 십자가 위에서 고통 받고 죽으신 뒤, 부활하시어 승천함으로써 완전한 구원에 대한 희망을 선사하신 하느님의 구원 경륜을 우리로 하여금 매일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로 우리는 미사 전례에 참여해 참된 주님의 살과 피를 영함으로써 구원을 체험한다. 그러기에 성체성사는 우리 신앙의 원천이며 절정이다.
교황은 그런 의미에서 주일미사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한다. 현대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있어서 자칫 신앙의 전통에 소홀하기 쉬운 경향이 발견된다. 주일미사 참례에 대한 인식이 흐려지고 있는 것은 그 가장 심각한 사례이다.
주일미사는 단순히 신앙이 부과하는 의무사항이 아니라 신앙의 참 기쁨을 체험하고 복음을 받아들여 삶으로 살아갈 힘을 얻는 희생제사이며, 잔치이다. 우리는 따라서 무미건조한 미사 참례를 빌미로 주일미사에 소홀히 할 것이 아니라, 온 정성으로 미사에 참례함으로써 신앙의 기쁨을 얻고자 해야 할 것이다.
교황은 아울러 모든 신자들이 신앙의 표지를 거리낌 없이, 자랑스럽게 드러내기를 권고했다. 이는 특히 다종교사회인 우리 사회 안에서 신앙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복음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증거이며 선포이다.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가톨릭 신앙을 가진 것이 부끄러운 듯이 주춤거릴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일상에서 그에 대한 자부심을 표시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성체성사는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메시지이다. 성자께서 인간을 위해 온전한 희생의 모범을 보이셨듯이 우리는 성체성사의 정신인 사랑으로써 신앙을 다지고,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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