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주일은 신자 본연의 사명인 선교 의식을 일깨우는 날이다.
1822년 프랑스 리옹에서 「전교회」가 창설된 후 전교사업에 종사하는 선교사나 선교지역을 정신적 물질적으로 돕기 위한 날로 설정된 것이 전교주일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1922년 교황 비오 11세가 「전교회」를 교황청 사업으로 승격시키면서 전세계에 확대됐다.
이렇게 시작된 전교주일은 선교 활동에 헌신하는 선교사들을 지원하는 의미와 함께 믿는 이들의 기본 의무라 할 수 있는 선교의 의미를 새롭게 부각시키는 계기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특별히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는 금년 전교주일 담화문을 통해 다종교적 시대 상황속에서 우리 신자들이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에 자긍심과 소신을 갖고 삶을 통한 선교에 매진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최근의 한국교회는 여러 면에서 선교위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세 통계에서 뚜렷이 드러나고 있는 신자증가율 하락, 냉담자의 증가 현상 등 외적인 모습도 그렇고 뉴 에이지 사상, 신과학운동, 단학, 참선 또는 타종교 수행 방법에 암암리에 많은 신자들이 호기심과 기대감을 갖고 찾아다니고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선교열은 언제나 교회 활력의 표지였으며 반대로 선교열의 감퇴는 신앙 약화의 표지」라고 언급한바 있다. 이 말씀에 비추어 본다면 현재의 외적 내적인 한국 교회 선교 상황은 70~80년대 신자율이 급증했던 때와 같은 「선교」 청신호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금년 전교의 달 담화문에서도 강조하고 있듯 선교 의식을 일깨우기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자들이 가톨릭 신자로서 정체성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에 불고 있는 많은 영적 운동들에 대한 참된 식별을 위해서도 그렇고 보다 신실한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 도구가 되기 위해서도 그렇다.
「위기는 새로운 기회다」라는 말처럼 삼천년기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전기가 될 수 있는 전교주일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연중 행사로 그치는 전교주일이 아니라 신자 본연의 선교사명을 생각하고 강조하는 날이 돼야 할 것이며, 본당 교구별로 선교 활동에 대한 다양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이 마련돼, 말 그대로 선교사명이 정말 우리 가톨릭 신자들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의무인지 각인할 수 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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