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1985년부터 연중 마지막 주일을 「성서주간」으로 정해 성서 읽기와 성서 보급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매일 매일의 삶에서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가 금년 성서주간을 맞아 발표한 담화문에서는 그 어느때 보다 「평화」에 대한 갈증을 더하고 있는 시대안에서 「우리 삶에 평화와 희망에 대한 확신은 복음의 빛으로 점점 더 분명하게 드러나게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주님이 바로 말씀」이시라는 면에서다.
신자들이 신앙 생활을 열심히 하기 위한 각오를 다지는데 있어 그 첫 순위로 꼽는 것이 성서 읽기 혹은 성서 공부다. 그러한 열망에 부응하듯 현재 한국 교회안에는 다양한 성서사도직 활동이 전개되고 있고 본당, 교구, 수도회별로 성서공부가 열린다.
대 그레고리오 교황은 『성서는 읽는 이와 함께 성장한다』고 말한 바 있고 예로니모 성인은 『성서를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말씀은 그것을 읽는 신자와 공동체를 자라게 하는 역동성을 지니고 신앙을 굳게 해준다는 뜻일 것이다.
성서를 공부하고 알고자 하는 노력과 함께 보다 중요한 것은 그 말씀이 생활 안에 자리잡는 것이다. 이번 성서주간 담화문에서는 주님 현존에 대한 확신이 거짓 자아와 가치 체계의 혼란에서 벗어나 내면의 평화를 가져다 주며 새로운 희망의 여정을 살도록 이끌어 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예로니모 성인의 말씀처럼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서 읽기는 주님을 알고 우리를 새롭게 하는 일이다. 또 그것은 신자들의 가장 큰 사명일 수 있다. 평화를 통한 새로운 복음화의 길 역시 성서 읽기에서 시작된다.
몇해 전 성서주간 담화문 주제로 쓰였던 「말씀은 곧 밥이다」라는 글귀가 기억난다. 신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매 끼니 밥을 먹는 것 처럼 그리스도의 자녀임을 고백하는 우리가 영신을 유지하는 것은 매 순간 말씀을 채우는 것에서 비롯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평화와 희망의 에너지는 바로 그 안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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