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름은 안드레아스 랑거이고 25세이며 독일의 작은 도시 홈부르그 싸르라는 곳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 어머니는 한국인이고 아버지는 독일인입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저는 다른 독일인들 보다도 우리 어머니 나라 한국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난 여름 두달여 정도 한국 시흥의 전진상 병원과 복지관에서 이곳에 있는 국제가톨릭형제회(AFI) 회원분들과 함께 생활했습니다. 이들은 오스나부르그 한인 공동체가 소개한 지그릿 기스버그라는 분을 통해서 알게됐습니다. 기스버그씨는 전진상 병원의 마리 헬렌 브라써에게 특별히 한국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한국내 병원에서 실습하기를 원한다는 제 소망을 전해주었고, AFI회원들은 기꺼이 함께 지내기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12년만에 방문한 한국은 독일 프랑스 영국과 비슷한 나라가 되어있었고 오히려 더 앞서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AFI 회원들과 아침?저녁기도를 함께 하는 생활은 무척 인상적이었고 제가 항상 만족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로 팀을 이루고 있는 AFI 분들과 함께 환자들의 집을 방문하거나 약을 전달해주고 또 특별히 말기암 환자들을 돕는 호스피스 일을 도우면서 저는 이들의 일을 아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환자들이 청하면 언제든지 그들을 방문하고 오랜 시간 얘기를 들어주고 환자들이 고통을 혼자 대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모습들은 약을 주고 주사를 놓는 일들 보다도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날과 같이 각박한 세상안에서 『나는 돈도 없고 드릴 선물도 없지만 당신들을 위해 기도드리겠어요…』라는 환자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곳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그러한 말이 때로는 돈이나 선물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수습 진찰자로서 최신식 설비를 갖춘 현대적인 의료 현실과 함께 제대로 사회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저소득층 주민들의 모습등 한국 사회의 두가지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경험을 통해 저는 한국이 인간미 있는 전통, 특히 환자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관심을 잃지 않기를 기원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시흥 전진상 병원 복지관의 AFI 회원들과 함께 한 순간은 한시도 아쉬움이 없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 나라의 이곳에서 머물 수 있었음은 앞으로도 잊지못할 소중한 체험이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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