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전 경남 진주시의 00교회에 다닐적, 구역장님의 십일조를 이야기하고 싶다. 구역장님은 성냥공장 후문에서 십원에 4개씩 하는 풀빵을 구워 팔고 있었다. 그분은 그날의 재료비(연탄, 밀가루, 팥 등등)를 제외한 수입의 십분의 일을 또 다른 통인 연보함에 넣었다가, 주일이면 가게 문을 닫고 두개의 통을 털어, 온 가족과 함께 성당에 오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다.
그 후 천주교로 개종한 당시 나는 학생신분으로 봉헌할 돈이 없어 매주 토요일 밤이면 주일 헌금 때문에 남모를 고민에 빠졌다. 그렇게 몇날을 고민한 끝에 당시 왕복 시내버스비 30원을 봉헌키로 하고, 실천에 옮겼다.
매주일 아침이면 동전 30원을 주머니 깊이 넣고 성서, 성가책 등을 양손에 나눠들고 십오리 길을 다녀 온 몸이 땀에 흠뻑 젖기 일쑤였다.
봉헌금이 비록 30원이었지만, 학창시절 삽십리 길의 땀방울이었던 만큼 의미도 더했다.
그 후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75년부터 직장생활을 하면서 매년 십일조 봉헌을 오늘에까지 지속해왔다. 물론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었으며, 이 또한 주님의 축복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힘을 실은 봉헌은 결코 헛될 수 없고, 미루는 일도 결코 있을 수 없다.
현재 6급 주사의 신분으로 올해도 교무금 30만원과 주일헌금 1만원으로 십분의 일을 봉헌하고는, 남은 십분의 구의 당당한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십분의 일만을 아까워할 뿐 그 후에 차지하게 되는 당당한 십분의 구의 주인임을 잊고 사는게 아닌지 되새겨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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