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그야말로 신앙의 양식이며, 책 속에는 온갖 신앙의 보고들이 담겨 있다. 그 중에서도 아무리 읽어도 과하지 않은 책은 단연코 성서이다. 특히 근래 들어 우리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 성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수많은 본당들에서 성서 읽기만으로 모자라 성서 필사운동을 펼치고, 그것이 본당 공동체의 신앙 성숙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정착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성서 필사운동을 실시했던 본당에서는 신자들의 전례 참여와 성사 생활, 이웃과의 나눔 실천, 소공동체 모임에 이르기까지 눈에 띄게 신앙 성숙이 이뤄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이처럼 성서에 대해 높아지고 있는 관심과 열의를 다양한 종류의 신심서적으로 더욱 넓고 깊게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교회는 신자들의 영적 성숙과 건전하고 올바른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서 많은 신심서적들을 발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천주교회 신자들이 얻고 있는 「악명」 중의 하나가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굳이 이웃 종교들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자기 자신의 신앙생활을 성찰해보면, 과연 내가 연간 몇 권의 교회 서적들을 읽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는 일이다.
가톨릭신문사가 2005년에 의욕적으로 마련하는 독서운동은 한국 천주교 신자들의 이러한 오명을 말끔하게 씻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그 가능성은 서울의 한 본당에서 분명하게 제시됐다. 서울 잠실7동본당의 성공사례는 놀라운 것이다. 「신심서적 54권 읽기」를 통해 불과 100여권 안팎의 본당 성물판매소 도서 판매고가 1년 뒤에 2만여권이 훌쩍 넘었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기적이 아니다. 사목자의 열의와 의지, 본당 신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가 있다면 이러한 시도가 결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잠실7동본당 뿐만 아니라 전국의 어느 본당이나 단체에게도 그것은 충분히 가능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더욱이 이 운동은 자발성과 주체성을 바탕으로 하기에 장기적인 사목적 프로그램,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다.
우리는 이 운동이 결코 일회성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강력한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정착될 것임을 확신한다. 「과연 가능할까?」하며 머뭇거리거나 「필요할까?」라고 의심할 필요도 없다.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해야 하는 것이 「신심서적 읽기」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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