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은 제5계명에서 『사람을 죽이지 마라』하고 가르친다. 이는 생명을 함부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인간 생명은 마음대로 해서도 마음대로 할 수도 없는, 가장 귀중하고 위대한 선물이다.
요즈음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보고 듣게 되는 이야기들 중에 참으로 기가 막힌 것이 있다. 윤리적 논란 때문에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중단했던 몇몇 생명과학자들이 다시 연구를 재개했다는 기사다. 더 이상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을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종교계가 윤리적 문제를 들고 일어나 난치병, 불치병 치료제 연구에 큰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언제 종교계가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개발에 무조건 반대했다는 말인가? 참으로 어이가 없다.
교회는 물론 많은 생명과학자들도 인간배아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니기 때문에 실험하거나 조작하거나 폐기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한다. 그런데도 일부 생명과학자들과 언론에서는 마치 배아가 생명이 아닌 것처럼, 단지 세포인양 떠들어 대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인간배아는 우리와 똑같은 인간생명으로서 수정된지 수분 내지는 수시간 안에 원시선(팔, 다리 모양의 구조가 나타나는 시기)이 나타난다. 배아가 성장하면 오로지 인간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전 세계 많은 생명과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가 아니라 성체줄기세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노력하며 최근 척추 마비 환자에 대한 임상 실험에서도 그 성과가 증명됐다.
일부 생명과학자들과 언론들, 나아가 정부 과학기술부에서는 인간배아가 생명이든 아니든 아무런 문제를 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방법과 수단이야 어떻든간에 목적(치료제 개발)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이다. 도대체가 윤리성이 있는지 묻고 싶다. 상업적 이윤이 전제된다면, 경제적 부가가치만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해도 된다는 것인가? 국가 이익이 우선이라면, 인간생명인 인간배아를 죽여서라도 치료제 개발만 할 수 있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인가?
배아를 실험하고 복제하고자 하는 일부 생명과학자들과 과학기술부 책임자들에게 꼭 묻고 싶다. 그리고 이미 저지른 일들, 곧 인간배아를 무수히 실험하고, 조작하고, 폐기했던 끔찍한 일들에 대해 책임지고 양심선언을 해주기 바란다. 앞으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은 하지 않기를 진정으로 부탁하고 싶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소중한 계명을 다시한번 명심하자.
『사람을 죽이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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