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나는 남한테 폐를 끼치지 않고 우리 가족 먹고살만큼 돈을 벌면 괜찮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러던 나를 변화시킨 큰 사건이 발생했다. 20여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됐고, 친구에게 빚보증을 잘못서 큰 부채를 떠안게 된 것이다.
안좋은 일은 이렇게 한꺼번에 터진다고 했던가. 졸지에 우리 가족은 집을 월세로 돌려야하는 등 큰 시련에 부닥치고 말았다.
그전까지 남한테 도움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도움을 주지도 않았던 나로서는 도움받을 곳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본당에서 알고 지내던 한 교우분이 나의 딱한 사정을 알고는 선뜻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닌가. 그 형제님은 『나중에 천천히 갚아도 되니까 힘내세요』라는 격려의 말까지 해주었다. 이것이 신앙인으로서의 나눔과 사랑이란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제는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 그 형제님의 돈을 다 갚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의 생활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가 힘들더라도 더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깊이 느끼고 살게된 것이다.
요즘 우리 가족은 매달 복지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얼마되지 않지만 복지시설에 후원금을 보내며 참 사랑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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