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수사에 대한 불만과 경찰의 피해자 보호조치 소홀 등을 규탄하는 네티즌들의 「촛불집회」가 11일 오후 7시경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후문 앞에서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네티즌 150여명은 촛불과 피켓 등을 들고 성폭행을 당한 여중생에게 폭언을 한 경찰관을 징계하고 일부 풀려난 가해자들에 대한 훈방 조치를 철회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은 밀양지역 고교생 41명이 울산의 여중생 등을 밀양으로 유인해 집단 성폭행하고 금품까지 빼앗은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성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성폭력은 모든 여성에게 공포와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일상생활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육체적?정신적 피해는 엄청나게 크고 지속적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정신분열, 자살, 살인에까지 이르고 있다.
그러므로 성폭력 문제는 단지 여성에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인 대응책이 절실히 요구되는 문제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볼 때 교회 여성도 누구나 성폭력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성폭력특별법(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 등에관한 법률 제1조)의 목적은 성폭력범죄를 예방하고 그 피해자를 보호하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그 절차에 관한 특례를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인권신장과 건강한 사회질서의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성폭력은 강간, 추행, 성희롱, 성기노출, 어린이 성추행, 부부강간 등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강제로 성적인 행위를 강요하는 폭력행위이다. 성폭력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이며, 성폭력은 남성의 본능적인 성충동에 의한 행위가 아니라 그 사회의 여성지위를 반영하는 문화적?사회적 현상이다. 성폭력 문제는 「여성인권유린」 행위이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인 범죄이다.
성폭행사건 수사에 있어 피해자를 가해자들과 대면시키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밀양의 피해 여학생은 여자경찰이 아닌 남자 수사관에게 그것도 공개된 장소에서 사건을 설명하고 가해자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어린 여학생들이 또다시 위협을 느껴야 했음은 물론이고 이들이 가해자 가족들과 마주쳐 『신고하고 잘사나 보자』는 등의 협박까지 받아야했다.
경찰은 조사받으러 나온 여학생들에게 『밀양 물 다 흐려 놓았다』며 피해자를 밀양의 명예를 훼손시킨 「가해자」로 둔갑시켰고 반면 가해 남학생들은 상당수 훈방시켰다.
성폭력 사건은 언제나 남성 가해자의 명예와 인권에 대하여 너그러웠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잘못된 남성중심의 사회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대한 사회의 강간 신화는 청소년기부터 여성을 성적 대상물로만 생각하게 하고, 「옷차림이 야하거나 행실이 좋지 않는 여성이 강제로 성폭행을 당할 때 1차적인 책임은 여성에게 있다」 등 왜곡된 성가치관을 갖게 했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바라보는 관점은 본말이 뒤집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폭력의 원인 유발을 피해자에게 있다며 책임을 묻고 가해자에게는 정당성을 부여한다. 또한 성폭력을 여자의 부적절한 「섹스」의 문제로 환원시킨다. 그리고 성폭력 피해 사실을 그 여성의 도덕성 상실로 연관지어 그 여성으로 하여금 「수치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어린 여중생들이 그토록 엄청난 일을 당하고도 1년이나 침묵하고 있었던 것은 자신들에게 찍힐 낙인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성폭력을 둘러싸고 있는 여성에 대한 성적 낙인의 문화를 만든 사람들은 모두 공범자다.
교회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우선 여성폭력에 대해 침묵을 깨고 교회가 피해자 편에 서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다. 나아가 교회를 폭력 피해여성과 아동들을 위한 안전한 장소(피난처)로 선포하고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도와야 한다. 청소년.소녀 그룹을 위한 교회 내 올바른 성교육과 성폭력예방교육, 교회봉사자들에게 교회 내 조직과 구조에서 남녀평등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말씀이 사람(肉化)이 되어 오시는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날에는 폭력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아니라 「평화의 촛불집회」를 밝혀 보다 빨리 폭력이 근절되고 양성평등의 평화 사회로 변화되어 다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미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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