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교회가 성체성사의 신비를 살기 위해 마련한 「성체성사의 해」가 시작된지 이미 두 달이 지났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내년 1월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1차 정기총회때까지 이어질 성체성사의 해를 뜻깊게 지내기 위해서 교황교서를 발표했고,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지역교회의 사목자들과 사목 종사자들이 자기 직분을 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성체성사의 해 제안과 권고를 별도로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우리 한국교회 안에서 성체성사의 해를 올바르게 지내기 위한 노력은 미진한듯하다. 특히 일선 본당에서 많은 신자들은 성체성사의 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성체성사의 정신을 깨닫고 실천하기 위한 노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지도 않다.
물론 성체성사의 신비는 교회의 핵심적인 일상 삶이며, 교회생활과 신앙생활 모두에 관련되는 것이기에 특별한 이벤트나 행사, 프로그램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일회성 행사나 프로그램 실시에 매달릴 사안도 아니다.
그러나 한 해 동안 집중적으로 성체성사의 신비를 묵상하고, 배우며 이를 각자의 일상 생활과 신앙, 교회 생활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계기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교구나 본당 차원에서 성체성사의 해를 바르게 지내기 위한 다각적인 프로그램들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때마침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는 교황청 경신성사성에서 발표한 「성체성사의 해 제안과 권고」를 우리말로 번역, 인터넷에서 제공함으로써 적절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제안과 권고는 총 46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교회가 가르치는 성체성사의 신심과 모범들, 다양한 예식들과 성찬 영성의 여러 가지 요소들, 그리고 주교회의와 교구, 본당, 성지, 수도원 등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과제들을 제안하고 있다.
어떤 사목 프로그램들을 통해서 성체성사의 해를 잘 지낼 것인가는 각 지역교회의 현실에 맞도록 잘 고안되고 기획돼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그 지역교회 신자들이 지닌 전통과 심성들도 폭넓게 고려돼야 한다.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면서, 각 교구와 본당에서는 성체성사의 해에 즈음한 사목 프로그램들을 본격적으로 계발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것이어야 하며, 오늘날의 시대와 사회 상황에 맞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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