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한국교회의 발전을 위해 애쓴 노사제가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교구민들의 곁을 떠나 하느님께로 돌아갔다. 제2대 부산교구장을 지낸 고 이갑수 주교의 선종을 진심으로 추모하며,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과 은총이 고인에게 함께 하기를 손모아 빈다.
고 이갑수 주교는 1971년 부산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된 후 1999년 은퇴할 때까지 28년 동안을 주교로서 부산교구의 오늘이 있기까지 헌신하며 사목자로서의 열정을 바쳤다.
그가 교구장에 취임하던 1975년 부산교구는 신자수 9만4504명에 본당 40개, 한국인 사제 63명에 불과했으나 은퇴하던 1999년에는 신자수가 35만7593명, 본당이 92개, 한국인 사제 227명으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1990년에는 부산 가톨릭대학을 설립해 1998년 처음으로 사제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갑수 주교는 단지 교구의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지역적인 특성에 맞는 다양하고 미래지향적인 사목 정책을 수립해 꾸준하게 추진해옴으로써 지역사회의 요구와 특징에 맞는, 지역사회에 열린 교회로서의 면모를 갖추는데에도 노력함으로써 복음화를 위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고인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 인간적인 면모와 따뜻한 성품, 그리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기는 겸허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자, 참된 사제로서의 모습이다.
입버릇처럼 말했듯이 나약하고 유한한 인간 존재로서 우리가 세상과 역사 안에서 섭리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깨닫고, 겸허한 자세로 그 손길에 자신의 삶을 맡겨드리는 신앙인의 자세, 사목자로서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특히 모든 성직자들에게 귀감이 되어줄 것이다.
은퇴 후에도 언제나 신자들과 함께 하는 것을 기쁨으로 알고, 인근 본당에서 보좌신부처럼 주임신부를 보필하면서 고해성사도 주고 미사도 집전하곤 했던 그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겸허한 삶의 자세에 잔잔한 감동을 받곤 했다.
이주교는 『세례받은 신자들은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천당에 가기 위해서 감사하고 기쁘게 살아야 한다』고 늘 강조했다. 은총에 보답하는 것은 잘 살아가는 것 뿐이라는 것이 그의 당부이다.
그것은 마치 유언처럼, 가톨릭신문의 지면을 통해 피력한 노사제의 회고이다. 다시 한번 모든 한국 교회 신자들을 대신해 이갑수 주교의 선종을 추모하며, 주님의 은총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기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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