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12월 나는 후배 여직원을 통해 혜원이네 가족이라는 잊지못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
이들 가족은 엄마와 맏이인 13살 혜원이와 11살인 진수 그리고 9살 상미까지 4식구. 문제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일찍 죽고 엄마마저 투병중이어서 아이들 돌볼 상황이 안됐다는 것이다.
이 후배는 자기본당 관할에 있던 혜원이 가족을 단체활동하며 알게됐고 1년정도 돕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선물로 정말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하고 싶은데 고민이라고 했다.
나는 그 여직원에게 『괜찮다면 나도 선물사는데 함께하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12월 23일, 후배와 나는 다 쓰러져가는 작은 단칸방에 살고 있는 혜원이 가족을 찾았다. 혜원이 엄마와 3남매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동안 너무 내 것만 챙기며 살아온 날들이 후회스럽기까지 했다.
남들은 연말연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꿈꾸지만 우리 주위엔 이처럼 쓸쓸하게 보내는 이웃들이 있었다. 물론 이처럼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고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실제 이들의 존재를 체감하고 실천하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후로 나와 후배는 이들 가족과 만남을 가지면서 얼마되지 않지만 매달 돈을 조금씩 모아 도왔고, 다행스럽게도 함께 동참하겠다는 이웃들이 있어 더욱 힘을 보태게됐다.
혜원이 가족을 알게되면서부터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혜원이 가족이야말로 주님께서 내려주신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김현우(베드로.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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