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각 교구의 전산 담당자와 사무처장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가칭 「사목행정전산위원회」를 구성, 운영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한국교회 전산화, 혹은 정보화의 도정에서 이번 결정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정보사회의 도래에 즈음해 한국교회 정보화의 추진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추진돼 왔다. 하나는 교구 및 본당, 나아가 한국 교회 전체의 행정업무를 전산화하는 작업이고 또 하나는 웹을 기반으로 하는 사목정보 서비스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정보사회에 들어선 선두국가이고, 전세계적으로 볼 때 IT 강국으로 손꼽히는 나라이다. 모든 기업과 관공서의 업무 처리가 정보사회에 걸맞게 첨단을 달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교회의 정보화 작업은 나름대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최대한의 효과를 얻었다고 하기는 조금 어렵다. 특히 행정전산화의 경우, 대도시 교구들을 중심으로는 어느 정도 확산됐지만 그것이 한국 교회 전체 차원의 전산화로 이어지지 못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주교회의 차원의 통합적인 추진이 결여돼 있었다는 점에 그 이유가 있다. 90년대 중반, 모세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정보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교회 지도층에 확산되면서 한국교회의 통합적인 정보화는 상당 기간 지체돼 왔다.
다행히 지난해 초 전국 교구의 전산담당자들이 뜻을 모았고, 1년여 동안의 연구 검토 끝에 주교회의에 효과적으로 행정전산화를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건의했으며, 이번 회의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이번 모임에는 각 교구의 행정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사무처장 신부들이 함께 자리해 공감대를 갖고 앞으로의 작업 방향을 합의함으로써 향후 한국교회 전체의 정보화 작업이 훨씬 힘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작업은 전국 교구 행정 업무의 표준화안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통합적인 전산화를 위한 기초작업이고 준비작업이다. 교회 정보화의 이상은 훨씬 먼 곳을 내다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 정보화는 행정전산화에 그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는 사이버 세계의 복음화에 그 목표가 있다. 행정전산화 작업과 함께 인터넷을 매개로 형성되는 사이버 세계의 복음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다각적인 사목적 대안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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