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와 보속의 시기인 사순시기가 다가왔다. 사순시기는 교회의 가장 중요한 전례시기라고 할 수 있다. 사순시기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을 고대하는 대림시기와 함께 신자들의 신앙과 교회 생활에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전례 시기이며, 부활의 희망을 간직하고 지상에서 영원한 생명을 고대하는 희망의 시기이다.
우리는 이 시기를 지내면서, 무엇보다도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희생 제사가 지닌 의미를 묵상하고 그 참 의미를 우리 삶 속에서 실천하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참으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체험하고 있다. 국가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어 특별히 서민들과 가난한 사람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에 불타 있어야 할 많은 젊은이들이 일할 곳을 찾지 못해 좌절하고 있다. 가치관의 혼란으로 인해 생각할 수도 없는 반인륜적인 범죄들이 발생하고, 사회의 많은 계층과 집단들이 서로서로 자신의 이해에 사로잡혀 끝없는 자기 주장 속에서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가정과 생명에 대한 소중한 마음들이 점점 사라져 사회의 기본 조직이며 누구라도 편안하게 안식할 수 있어야 할 가정을 잃어가고 있다. 자기를 보호할 수 없는 미약한 생명들이 생명에 관한 권리를 침해받음으로써 죽음의 문화가 생명의 문화를 압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스스로 자기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은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희망보다는 오히려 절망과 좌절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 상황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개인과 집단, 사회와 국가가 어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증거해야 한다. 그리고 사순시기는 그리스도인의 이러한 소명을 가장 잘 이룰 수 있는 때이다.
사순절은 단지 매년 돌아오는 형식적인 시간의 흐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희생 제사가 사제가 거행하는 성찬례 때마다 항상 새롭게 재현되는 것처럼, 사순시기에 바치는 모든 기도와 희생은 인류 구원의 성업을 위해 당신 자신을 바치신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새롭게 동참하는 행위이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께 의지하고 그분의 자비하심을 믿어 결코 절망하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우리는 이러한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인 희망을 우리 이웃들에게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